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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고성] 공부하는 국회의원이 살아남는다

 

5월 30일부터 22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시작된다. 늘 그렇듯이 출발은 언제나 희망과 기대감으로 넘쳐난다. 그러나 결과를 놓고 보면 실망과 심지어는 역대 최악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왜 그럴까? 초심을 잃고 권력 놀이에 빠져 본분을 망각한 행태가 뒤로 갈수록 심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22대 의원들은 21대처럼 무능하고, 분노할 줄도 모르고 심지어는 수박이라는 조롱을 받아도 부끄러운 줄 모르던 의원들이 사라졌으니 다를 것으로 예상해 본다. 정치는 누구나 다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기에 22대 의원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던 전문가들로 구성됐다는 점은 매우 바람직하다. 물론 우리는 지나치게 법조계 출신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폐가 이번 정권으로 완전히 드러났기에 앞으로는 그 비율이 줄어들 것이다.

 

22대 국회의 초선 비율은 44%이다. 정치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교체율은 현역 의원들에 대한 실망과 새로운 인물에 대한 기대감 등 우리 사회의 역동성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신임 의원 중에는 그동안 검찰·재벌·언론개혁, 인권과 과거사 청산 등 우리 사회의 병폐와 싸워왔던 참신한 인물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어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그들의 활약이 재선 이상의 의원들을 자극해 활기찬 의정활동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이제 앞으로 4년은 이들이 지역민을 대표해서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며 국민이 원하는 바를 법률로 제정해 국정에 반영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의원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은 정치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는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다. 사회의 온갖 갈등들을 조화시키고 통합해냄으로써 공동체를 유지시키는 최고의 기제가 정치이다. 그래서 정치는 원칙을 지켜대 때로는 원수와도 손잡을 수 있는 타협을 이루어 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것을 행하는 이들이 정치인이고 국회의원은 정치인의 상징이다. 일반 시민들에게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한 것처럼 정치인에게는 정치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요구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역설했던 막스 베버는 정치인의 덕목을 열정, 책임감, 균형감각이라고 했다. 어느 것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금언이다.

 

여론에 따른 정치를 하라고 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을 보지 않더라도 최소한 국민의 소리없는 외침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하는 것이 정치이다. 어떤 방식으로 국민을 대할 것인가는 동양의 맹자와 서양의 마키아벨리를 읽어야 하고, 민주주의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로버트 달의 고전과 가장 최근의 민주주의의 위기를 논하는 레비츠키와 지블랫 등의 서적을 읽어야 하고, 국제정치는 모겐소와 촘스키 등의 서적을…. 아니 끝까지 실망시키지 않고 살아남고자 한다면 최소한 대학교재인 ‘정치학 개론’은 읽고 임기를 시작했으면 한다. 그래서 정치는 권력투쟁이 아닌 윤리·도덕 실현의 장이라는 지혜를 터득했으면 한다. 대통령에게서 발견하지 못하는 공부하는 22대 국회의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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