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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수원전투비행장 예비이전후보지 결정 철회해야

 

지난달 16일 국방부가 화성시민들의 지속적인 반대의사 표명에도 불구하고 화성시 화옹지구를 수원전투비행장 예비이전후보지로 선정해 화성시와 화성시민을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다.

국방부는 ‘임의로 지역을 선정하고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 바꿔 독단적으로 선정을 강행했고 이에 분노한 화성시민 3천여명은 지난달 28일 상여를 둘러메고 국방부와 수원시청 앞에서 강력하게 항의하는 등 즉각적인 반발 행동에 나섰다.

화성시민들은 대체로 국방부의 급격한 태도 변화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민간공항과 군공항의 통합이전을 계획한 대구의 경우 예비후보지로 거론된 지자체장들이 찬성을 표명했고 지역에서도 찬성여론이 높다고 국방부가 인식했지만, 전투비행장만을 이전하는 수원시 사업은 예비후보지 지자체장들이 모두 반대해 그 선정 배경에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화성시는 시, 시의회, 시민단체, 지역 정치인 등 대다수가 명백하게 반대의사를 꾸준히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협의라는 기본적인 민주적 절차도 없이 독단적으로 선정을 강행했다. 이에 전투비행장 이전에 있어 갈등을 줄이고 상생을 추구하도록 입법된 군공항 특별법의 취지를 훼손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따르고 있다. 또한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이 탄핵심판으로 권한이 정지된 상황에서 국가안보와 직결된 전투비행장 이전을 결정한 것은 절차에 있어서도 심각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국방부의 발표에 즉각적으로 투쟁에 나선 화성시민들은 화성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기에 전투비행장의 화성 이전을 반대하는가?

화성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화옹지구를 전투비행장으로 쓰겠다는 발상에 대해 국가의 장기적 경제, 문화의 성장 동력을 포기하는 조치이고 매향리의 아픔을 묵살하는 탁상행정의 극치라고 말한다.

화성은 현재 인구는 약 63만명으로 경기도 8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구증가율 전국 1위, 1인당 GRDP(지역내 총생산) 경기도 1위, 수출 규모 1위, 기업체 증가율 전국 최고다. 또한 경기도내 쌀 생산량 최고, 농업인구 최대 등 도농복합도시의 특수한 면모를 띄고 있다.

이와 함께 동탄2신도시, 향남2신도시, 송산그린시티 등 신도시 개발로 인구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서울의 1.4배에 이르는 넓은 면적과 경기도 해수면적의 80%이자 53㎞에 달하는 해안선 등을 갖추고 있어 동북아 해양실크로드의 중심지로써 서해안벨트 개발의 중심축으로도 여겨진다.

또한 화웅지구 인근은 인천공항과 평택 국제항이 인접해 국제해양거점이자 해양레저관광도시로 계획하고 있다. 화성시와 경기도 등이 구상하는 서해안 벨트 관광지대가 조성되면 국가 경제적으로 수십조 원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능성의 땅이다.

이밖에도 에코팜랜드, 매향리 생태평화공원, 드림파크 유소년야구장, 말 둘레길, 지붕 없는 박물관 ‘에코뮤지엄’ 등 서해안 관광산업을 위해 투입된 예산 역시 수천억 원에 달하며 관광도시로써 한껏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결국 화성시민들이 심각하게 여기는 바는 전투비행장의 화옹지구 이전은 국토의 장기 개발계획과 상충하고 혈세 낭비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다.

특히 화옹지구 바로 밑에는 아픔의 땅 매향리가 있다. 이번 국방부의 선택이 탁상행정의 극치로 절하되는 원인에는 국가안보라는 미명아래 매향리 미 공군 폭격장으로 55년간 피해를 받았던 화성시민에게 또다시 고통을 전가하는 행위로 납득이 가지 않는 비상식적인 결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수원 전투비행장 및 오산 미군비행장으로 이미 중첩 피해를 받는 화성시민에게 피해를 가중하는 방식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시민들의 절규와 같은 외침과 절망에도 이를 해결해야할 정치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수원전투비행장 이전 문제가 시민들을 이해관계에 따라 갈라 놓고 갈등과 반목을 키워 경기 남부권을 분열로 몰아넣고 있는 사이에 이득을 보려는 일부 정치인들은 숨어만 있다.

이제 진정한 민의를 수렴하려는 정치권의 부단한 노력과 이를 통해 국토의 장기적 개발계획과 상충하지 않는 합리적 대안을 강구해 나가는 공동체 의식의 부활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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