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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만큼 아이들 교육에 체벌을 적극 활용하는 민족도 드물 것이다. 이들은 아이를 바로잡기 위해 필요하다면 신체에 고통을 주는 체벌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벌주는 일을 주저하다가 나쁜 사람으로 자라게 하기보다는 체벌이 더 교육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대인의 체벌에는 나름의 원칙이 있다. 지혜의 원천인 머리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고 아이들을 때리지 않을 수 없게 되었을 때도 도구 사용은 절대 금기 사항이다. ‘오른손으로 벌하고 왼손으로 안아주라’는 격언도 철저히 이행한다. 또 대게 아버지가 체벌을 가하는 ‘악역’을 맡고 어머니는 자애로운 손길과 다정한 말로써 기분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지혜로움이 묻어나는 훈육방법이 아닐 수 없다.

율곡이 쓴 학교모범(學校模範) 이란 책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잘못을 처음 저지른 학생에게는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린다. 두 번 잘못을 하면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꾸짖고 세 번 잘못을 범했을 땐 출세에 영향을 주는 원부에 기록한다. 예부터 체벌을 교육의 기본 수단으로 여겼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체벌은 가정에서도 자녀의 잘잘못을 일깨워 주는 교육적인 기능으로 존재해 왔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그래서 가정을 비롯 사회 곳곳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학대와 폭력의 굴레는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다. 가정이라는 담벼락에 가려지거나 눈에 보이는 폭력이 없다는 이유로 손을 놓은 사이, 학대가 재생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도 지지부진이다.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 할 때마다 훈육 도구 체벌 논란이 일뿐, 얼마 지나지 않아 수면 밑으로 사라지기 일쑤다.

아동학대의 피해자는 단지 아동만이 아니다. 또 폭행을 당한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해자였던 부모가 늙고 힘이 약해지자 어린 시절의 학대경험으로 정서적 문제를 안고 있던 자녀가 거꾸로 부모를 학대하는 일 역시 흔하게 알려져 있다

어떤 명분으로든 정당화 될 수 없는 게 폭력이다. 특히 사랑이 결여된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마침 오는 19일이 아동 학대 예방의 날이다. 계기로 약자를 향한 폭력이 사라지도록 사회 전체의 관심이 높아졌으면 좋겠다./정준성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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