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 갈대

2010.01.19 21:12:27 12면

진순분

가슴이 메말랐다고 꿈이 없는 건 아니다
바람이 불 때 마다 울리는 예민한 악기
쓸쓸한 사람들끼리 마른향기 낮은 음성

햇빛과 그늘 속 시간의 바람을 타는
보이는 세상 그 너머 눈물겨운 공동운명체
흔들려 부여안은 채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

이승과 저승에서도 그윽한 눈빛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 먼 시공의 꿈
눈물이 메말랐다고 꿈을 버린 건 아니다.

 

시인 소개 : 1956년 수원 출생, ‘문학예술’로 등단,
시집 ‘안개 빛 은유’, 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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