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 쌀을 푸다가

2010.02.23 21:01:21 12면

김철기

20kg들이 황토 쌀독에서
전용 쪽박으로
식구 수에 두어 끼니 치 곱해
별스럽지 않게
쌀을 푸다가 문득
비장한 두레박질에 눈부시게 건져 올려지는
젖빛 목숨 줄을 보았다
어머니 내 나이 적
그토록 진중한 눈길로
줄어드는 깊이를
손마디, 뼘으로 재가며
날짜를 마름질 하던 쌀독

쌀을 푸다가
고비 넘길 때마다
오래 살아 죄스럽다며
덤처럼 연명되는 90성상 숨결 곁
낱알 축난 자리
빛살 후하게 찰랑거려
사르륵 사르륵 생명함을 본다.

 

시인 소개 : 충남 당진 출생, ‘문예사조’로 등단,
시집 ‘불켜기’ 외, 경기시인협회 회원
경기신문 webmaster@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74-14번지 3층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