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 곡우

2010.04.19 19:42:48 12면

양문규

청명과 입하 사이
곡비는 제 배설물을 빈 쌀독에 가득 채웠다
찰찰 찰거머리였다
눈과 코와 입이 까만,
몸 없는 바닥과 한 몸을 이루었다

아버지는 다랑이 논을 갈고 있었다
바싹 말라비틀어진 몸
삭은 작대기 같지만
마음은 빗물 따라 회전 중이다
저 뭉클한 땅의 맛

그때 나는 계곡을 휘돌아 나가는
물소리에 귀 기울였다
누가 저 물의 중심에 구멍을 내었을까
어떤 하루가 온몸으로 낸
뜨거운 사랑 또 하나의 길을 본다

누군가 구름 한 차 부려놓고
어디론가 흘러가는 또 다른 봄날이었다

 

시인 소개 : 1960년 충청북도 영동 출생.
명지대학교대학원 문예창작학 박사 데뷔
1989년 한국문학 등단 경력 시에 편집인
대전대학교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경기신문 webmaster@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74-14번지 3층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