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맹한 해병, 말 하사관 ‘아침해’

2010.06.06 19:31:31 27면

미군에 팔려 탄약 수송임무 완수… 훈장 등 무더기 수상

6.25 한국전쟁이 다가오면 美 해병들은 한국경주마로 하사관 계급장을 단 ‘아침해’를 떠올린다.

전투 중 부상을 입고도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던 훌륭한 해병이었다.

‘아침해’는 신설동 경마장에서 활동하던 경주마로 소년마주 김흑문은 ‘아침해’를 무척 아꼈지만 지뢰를 밟아 장애인이 된 누이의 의족을 사주기 위해 말을 팔기로 했다.

군수물자 수송용 마필을 구하던 미 해병 1사단 5연대 무반동화기소대 에릭 피터슨 중위는 1952년 10월 소년에게 250달러를 주고 ‘아침해’를 샀다. 미 해병은 이 시점을 ‘아침해’가 해병에 ‘입대일’로 본다. 해병대에 팔려간 ‘아침해’는 전투 중 탄약을 나르는 위험천만한 임무를 맡는다.

400㎏ 밖에 안 되는 이 작은 말은 총알과 포탄이 날아다니는 전장에서 무거운 탄약더미를 부지런히 나르며 동료 해병들을 도왔다. 이 과정에서 두 번이나 부상을 입었지만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가장 전투가 치열했던 날은 혼자서 탄약보급소에서 최전선까지 무려 50번 넘게 왕복하며 9천 파운드(4천㎏)가 넘는 탄약을 운반했다.

‘아침해’가 오가는 길에는 적군의 포탄이 분당 500발이나 쏟아졌지만 ‘아침해’를 막아서지는 못했다. 해병들은 ‘아침해’가 다칠 것을 우려,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방탄조끼를 벗어 입혀주었다. ‘아침해’는 전장에서의 대범한 행동으로 동료들로부터 ‘레클리스(Reckless)’라는 별명을 얻어 미국에서 ‘해병마 레클리스(Marine Horse Reckless)’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정전협정이 체결로 ‘아침해’는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해병대 1사단 본부에서 편히 지냈다. ‘아침해’의 용맹함은 랜돌프 해병대 1사단장에게도 알려져 1959년 하사로 진급했고 다음해 성대한 전역식을 치르며 은퇴했다.

‘아침해’는 전장에서 세운 혁혁한 공로로 생전 퍼플 하트 훈장(미국에서 전투 중 부상을 입은 군인에게 주는 훈장), 선행장(하사관병에게 교부되는 근무 기장), 미국 대통령 표창장, 미국방부 종군기장, 유엔 종군기장, 한국 대통령 표창장 등 각종 훈장과 상을 무더기로 받았다.

‘아침해’는 세 마리의 자식을 남겼으며 1968년 죽었다. 미 해병대는 정식으로 군 장례식을 치러주었고 사단 본부 내 매장하고 기거하던 마구간 옆에 기념비를 세웠다. ‘아침해’에 대한 미국인들에 사랑은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다.

인터넷에 ‘아침해’ 공식 웹사이트 ‘하사관 레클리스(http://www.sgtreckless.com)’가 운영되고 있고 공식 팬클럽도 있다.
김진수 기자 kj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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