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중학교 3학년 권나연 양(16)이 지난달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제9회 국제 터키어 올림피아드 대회에서 금메달의 영예를 안은 데 이어 금메달 상금 전액을 이스탄불에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회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권 양은 전 세계 130개국의 청소년 1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말하기·쓰기·시낭송 등 10개 부문에 걸쳐 실시된 터키어 올림피아드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말하기 부문 금메달을 수상했다.
당시 권 양은 한복 차림으로 유창하게 터키어를 구사해 200점 만점에 192점을 받아 우승을 차지했고 상금 1천500터키리라(110만원 가량) 전액을 이스탄불에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회에 기부하면서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유명인사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언론은 이 이야기에 주목하며 “한국 소녀가 터키에 큰 감동을 선물했다”고 방송하는 등 권 양의 마음가짐과 선행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용사회 대표 알리 바트만 씨(81)도 권 양을 반가이 맞으며 “어린 아이가 이런 결정을 했다는 게 놀랍다”며 기뻐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양이 터키와의 인연은 초등하교 2학년때인 2004년으로 당시 공군 소령이었던 아버지 권오창 씨(45)가 한국과 터키 양국 간 군사교류 차원에서 20개월간 참모 교육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권 양은 터키에서 학교를 다니며 터키어를 열심히 익혔고 터키에 있는 동안 참전용사 1만5천여명이 한국을 위해 싸웠으며 한국 땅에서 피 흘린 희생이 많았다는 걸 알게 됐다.
2006년 귀국 후에도 터키어 공부를 계속해온 권 양은 서울 역삼동 이스탄불 문화원에서 1년 동안 공부하면서 대회 출전을 권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나연 양은 “내 작은 행동으로 한국을 알린 것 같아 뿌듯하다”며 “커서 외교관이 돼 터키와 한국이 가까워지도록 하고 싶다“라고 미래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