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詩산책]신문지 밥상

2012.07.22 16:30:11 11면

더러 신문지 깔고 밥 먹을 때가 있는데요

어머니, 우리 어머니 꼭 밥상 펴라 말씀하시는데요

저는 신문지가 무슨 밥상이냐며 궁시렁 궁시렁 하는데요

신문질 신문지로 깔면 신문지 깔고 밥 먹고요

신문질 밥상으로 펴면 밥상 차려 밥 먹는다고요

따뜻한 말은 사람을 따뜻하게 하고요

따뜻한 마음은 세상까지 따뜻하게 한다고요

어머니 또 한 말씀 가르쳐 주시는데요



해방 후 소학교 2학년이 최종학력이신

어머니, 우리 어머니 말씀 철학



- 정일근 시집 ‘착하게 낡은 것의 영혼’ /2006년/시학

 

 

 

나와 너 사이에 언어가 있다. 나와 세상 사이에 언어가 있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언어의 힘으로 지탱이 되고 있다. 희망, 사랑, 행복이란 단어가 있기에 희망과 사랑과 행복을 기억하고 추구한다. 언어가 사라지면 그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다. 말 한 마디의 힘을 믿는다. 말로 인해 인생이 바뀌고 세계가 바뀐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언어는 혁명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문학의 언어, 시의 언어가 그렇다. 따뜻한 세상을 원한다면 “따뜻한 말”을 건네자. 어떤 세상을 원하는가. 우리의 언어에 그것이 달려 있다.

/박설희 시인

 

경기신문 webmaster@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74-14번지 3층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