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詩산책]김규동"아침의 편지"

2012.12.06 21:05:27 13면

함경북도

우리고향 아득한 마을

행준네 넓은 콩밭머리에

이 아침 장끼가 내렸는가 보아라

칙칙거리기만 하고

아직 못가는 기차

해는 노루골 너머에서

몇 자쯤 떴는가 보아다오

-시집 『느릅나무에게』, 2005년, 창

 

 



 

작년 구월 하순 김규동 시인의 부고를 접했다. 함북 중산에서 월남하여 일평생 민족통일을 애타게 노래하다 육신이 아니라, 영혼으로 고향에 드신 김규동 시인은 말년의 시집 ‘느릅나무에게’에서 모든 힘을 다 빼고 오직 자신의 고향을 애틋하게 노래하셨다.

1923년 태어나 청년기에 서울로 오신 선생님은 60여 년 단 하루도 당신의 고향과 어머니를 놓친 적이 없으시다.

그가 민족시인으로 불린 것은 그가 우리의 모국어로 우리가 하나임을 끊임없이 노래했기 때문이리라. 구순을 앞두고 당신의 눈앞에 아른거렸던 고향마을, 그 콩밭, 노루골. 아, 이 얼마나 비탄하고 답답한 그리움인가? 도대체 한 혈육이 하나로 만나야 되는 일 말고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

통일, 통일, 칙칙거리기만 하고 아직도 못가는 기차, 누가 이 노시인의 그리움에 철조망을 치고 한 서린 죽음을 방치했는가, 이제 산자가 대

 

경기신문 webmaster@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74-14번지 3층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