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함께 하는 오늘]횡계리2

2020.02.10 19:50:00 16면

횡계리2

                              /김윤배



그녀의 숲이 얼마나 빈 가슴을 지니고 있는지 알겠네

바람은 얼마나 거친지 알겠네

세계의 검은 숲을 안았던 그녀가 왜 횡계리인지 알겠네



그녀의 새벽잠을 깨우는 이슬을 알겠네

투명한 어둠과 촉촉한 입술을 알겠네



준령이 키운 큰 바람을 다스리는 거대한 풍차의 의지를 알겠네



그녀의 꽃무늬 후레야스커트가 큰 어둠을 풍차처럼 돌리는 걸 알겠네



문장 속 흐린 사내를 알겠네



그녀의 의지가 별숲과 달빛강을 대관령으로 끌어들인다는 걸 알겟네

밤마다 큰 트럭을 몰고 대관령 넘는다는 걸 알겠네

동해의 너울을 싣고 넘어와 횡계리에 부리며 슬픈 미소 짓는다는 걸 알겠네

횡계리는 그녀의 말하지 않은 어둠인 걸 알겠네

그녀의 어둠이 숲으로 자라는 걸 알겠네



파란 하늘 가득 고인 그녀의 눈동자를

 

 

■ 김윤배 1950년 충북 청주출생, 고려대, 인하대 박사, 1986년 <세계의 문학>을 통해 문단에 나옴, 시집으로 <떠돌이의 노래>, <굴욕은 아름답다>, <바람의 등을 보았다>외 다수, 장시집 <사당 바우덕이>, <시베리아의 침묵>,<마침내, 네가 비밀이 되었다>등을 출간했다. 현재 안성에서 <미평문학관> 을 운영하고 있으며, 수원문학 아카데미 지도교수 등 대학에서 문학을 지도하고 있다.

 

김윤배 webmaster@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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