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격자 명단을 보는 순간,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지난달 민원처리 우수공무원 23인에 선정된 화성시 건축과 이진성(43) 주무관이 최근 건축사자격시험 최종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겹경사를 맞았다.
이 주무관은 지난 7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3년 안에 붙으려고 했는데 (합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제일 충만했던 3년 차에 (시험에) 떨어져 실망감이 컸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 3월로 예정됐던 시험이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되면서 적지 않은 마음 고생도 겪었던 그는 “합격자 명단에서 제 수험번호를 검색하는데 안 나오더라고요. 심장이 덜컥 내려 앉았었습니다“라며 ”다행히 옆에 있던 아내가 제 수험번호를 찾아줬습니다. 순간 지옥과 천당을 오간 셈이죠"라고 말했다.
5년 만에 건축사시험에 합격한 이 주무관은 제일 먼저 아내에게 “‘고생 많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한 뒤 지난 2007년 공직에 발을 들인 그는 “퇴근하고 매일 2~3시간씩 공부를 했다”면서 “저녁 약속도 줄여가며 시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야근이 잦은 건축과에서 일과 공부를 병행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주말에도 서울로 학원을 다녔다는 그는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지 못해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또 고마웠다”며 가족들에게 공을 돌렸다.
건축사시험에 도전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이 주무관은 “건축사들이 제시하는 도면이 왜 이렇게 그려졌는지, 같은 땅에 같은 용도의 건물을 짓더라도 건축사 성향에 따라 서로 다른 건축계획이 짜여지는 게 솔직히 궁금했다”며 “합리적으로 살기 편하게 디자인된 설계를 보면 저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건축직) 행정 업무만 해볼 게 아니라 행정에 반영이 되는 방향(역할)이라면 좀 더 공직 생활에 보람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도 했다.
지난달, 올 상반기 화성시 민원처리 우수공무원으로도 선정된 이 주무관은 “정말 예상도 못했던 일”이라며 “팀원들과 같이 야근해가면서 법적 기한에 구애되지 않고 최대한 신속히 민원 처리를 해준 게 (선정) 이유인 것 같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노성우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