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필요한 곳에 써주세요" 재난지원금 기부하는 수호천사

2021.09.26 09:48:12 6면

"재난지원금이 없다고 당장 밥 먹는데 지장이 생기는 건 아니잖아요. 정말 자연스레 기부했습니다."

 

얼마전 부산 북구에 사는 류동령(41)씨와 서경희(38)씨 부부는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을 받았다.

 

5살 딸을 둬 3인 가구인 류씨 부부가 받은 지원금은 총 75만원.

 

이들 부부가 지원금을 들고 찾은 곳은 바로 집 앞 정육점이었다.

 

지난달 딸 생일을 맞아 기부했던 한부모가정이 생각난 탓이다.

 

류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실제로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라며 "쌀은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지만, 소고기는 평소 마음껏 먹을 수 없는 음식이라 생각해 국민지원금으로 샀다"고 말했다.

 

여기에 딸과 동갑인 여자아이를 둔 한부모가정을 위해 여아 옷도 1벌 구매했다.

 

그는 "딸 옷을 사던 중 딸과 동갑인 아이가 신경이 쓰여 추가로 샀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류씨 부부는 소고기 5세트와 여아 옷 1벌을 북구 화명3동 행정복지센터에 기부했다.

 

류씨는 "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홀로 자녀를 키우는 한부모가정에 조금이나마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정부로부터 받은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을 어려운 이들에게 기부하는 도움의 손길이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5차 국민지원금의 경우 이전과 달리 재난지원금 접수 시 기부할 수 있는 제도가 없어 직접 시설 등을 찾아 기부하는 사례가 눈에 띄었다.

 

경남 창원에서는 봉사단체 회원들이 탈북민 40여 세대를 위해 재난지원금을 모아 생활용품을 선물했다.

 

이들은 여성용품, 즉석밥, 마스크 등을 구매해 진해경찰서 보안계에 전달했다.

 

진해경찰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탈북민을 상대로 기부가 잘 들어오지 않는데, 이번 기회에 생활용품 등을 탈북민에게 전달하니 상당히 고마워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의원들도 기부에 동참했다.

 

박정현 부여군수와 이장호 양산시의회 의원은 자신과 가족이 받은 재난지원금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했다.

 

온라인상에서는 함께 기부하도록 독려하거나 어디에 기부를 하면 좋을지 문의하는 글도 속속 게시됐다.

 

한 누리꾼은 "어린 시절 가난을 겪어 돈 없는 고통을 잘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정말 힘든 분께 힘을 주고 싶다"며 "입금명세를 인증해 함께 공유하자"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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