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스타 반열에 오른 인요한 위원장

2023.11.10 06:00:00 13면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요사이 인요한 교수가 이끄는 국민의힘 혁신위가 여론의 주목을 한껏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하고 반문할 수 있지만, 과거의 사례를 보면, 그렇지 않다. 여태 양당에서는 정말 숱한 혁신위가 있었지만, 성공한 혁신위라고 꼽을 수 있는 것은, 보수 진영의 「홍준표 혁신위」, 그리고 진보 진영의 「김상곤 혁신위」 뿐이다.

 

그 이외의 혁신위는 모두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최근의 민주당 혁신위도 마찬가지다. 혁신위가 혁신안을 가지고 주목받아야 하는데, 지난번 민주당의 혁신위는 혁신위원장의 “설화”로 주목받았으니, 혁신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까지만 본다면 인요한 혁신위는 성공적인 것 같다. 혁신위가 친윤 핵심들에게 차기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요구한 것만 봐도 그렇다. 윤 대통령의 측근들에게 희생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일반 국민들에게 당연히 신선하게 비쳐질 수밖에 없는데, 이 정도의 모험은 감수해야 혁신위가 여론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정수 감축이나 의원들 세비를 깎아야 한다는 주장도 여론의 호응을 얻었다.

 

그런데 인 위원장의 정치적 감각을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인 위원장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그것이다. 인 위원장이 부산까지 내려가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려고 한 것이나. 대구에 내려가 홍준표 시장을 만나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만난 것은, 통합의 절실함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이런 통합 행보를 보이는 과정에서, 이 전 대표를 만나는 것은 실패했지만, 그래도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많았다는 판단이다. 그동안 이준석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게 핍박받는 이미지를 가졌었다. 하지만, 부산까지 찾아간 인 위원장을 만나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인 위원장에게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결과적으로 이 전 대표의 이런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이런 것이 오히려 인 위원장을 통합 행보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했다고 판단한다. 이런 이유에서 이준석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이전보다는 축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신당 창당을 하려면, 피해자 이미지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상당한 도움이 되는데, 그런 이미지가 부분적으로 훼손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 계속 남아 있기도 힘든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이 전 대표가 이미 선을 넘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 위원장의 “통합”을 위한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명분적으로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번 총선 국면에서 스타덤에 오른 유일한 인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가 보여준 것은, 직업적 프로 정치인보다 정치판의 아마추어가 한국 정치에 훨씬 많이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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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장석
    2024-01-18 20:29:47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찾아왔다.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라는 4월10일은 이 나라 명운을 결정짓는다는 총선이다. 하지만 혐오와 증오의 배척정치를 부추기는 현실에서 정책은 공허한 말폭탄에 불과 전혀 진심이 전해지지 않는다.

    칼슈미트의 “이념으로 적과 동지를 나누는 상황에서 민주주의의 자유는 애당초 불가능하다.” 는 말이 뼛속깊이 사무친다. 이제 거의 한세기 동안 이념의 볼모가 되어 분열을 강요했던 대결의 정치를 종식하고 나라의 근본 기틀을 마련하여 상생의 정치, 통합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새날을 희망하여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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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평공
    2024-01-18 20:03:26

    생활정치, 민생정치 등이 예시하듯 정치는 우리 생활과는 땔내야 땔수 없는 너무나 밀접하게 연관된 어찌보면 우리 삶 자체가 정치행위의 연장선이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에서 정치는 민생과는 너무나 먼 특권층의 영역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정치는 사법과 함께 우리 사회 개혁의 최우선 순위이다. 핵심을 관통하는 주필님 칼럼 넘 공감하며 감사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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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고
    2024-01-16 21:47:34

    정치인 책 대부분이 진영논리에 빠져있거나 자신의 치적만 자랑하는 글이라 읽지 않게 되더라고요.
    교수님의 글을 읽으니 속이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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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운
    2024-01-16 20:50:26

    출판기념회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 시각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활동해야 하는데, 출판기념회가 이러한 목적과는 어긋날 수 있다는 의견일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국민들은 출판기념회를 후보자들의 이해도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비판 시각은 다를 수 있으며,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양심적인 인물을 선택해야 합니다.교수님이 현시대를 바라보는 냉철한 판단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항상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이정표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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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고을
    2024-01-16 18:31:30

    아직도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 선거문화 풍토가 아쉽기만 합니다.
    보다 더 밝은 사회를 위해 좋은 글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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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破甑不顧
    2024-01-16 18:11:09

    선거 철만되면 여기 저기서 출판기념회 등 유사한 행사들을 자주 볼수가 있다.
    하지만,
    그 들 목적은 어디에 있는가?
    진정으로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렇지 못하는것 같아 아직도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한
    우리 한국
    '선거문화 풍토'를 송곳으로 심장을 찌르듯,
    또한 (橘化爲枳) 귤이 탱자가 되지않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한층 더 성숙된 선거문화 풍토를 기대하는 글 맛갈나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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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stgem
    2024-01-16 17:14:58

    적어도 저자가 고민의 과정을 거친 책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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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뫼
    2024-01-16 11:39:15

    한국의 정치문화가 서구의 양태를 모방해서 선거철만 되면
    봇물처럼 정치인의 홍보용 책들이 쏟아지는데, 아마도 자신들이 직접 쓰기보다는 주변의 지인들이 대신해서 책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낮은 저급의 책들 중에서도 가끔 직접 공을 들인 책도 보이곤 한다. 이는 정치인이 보여주기 위한 책이라서 사람들이 무관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들이 한국의 정치문화 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요즈음 세태에 맞는 시의적절한 내용을 게시해주어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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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니
    2024-01-16 11:30:19

    교수님! 총선 전에 국내 정치와 프랑스 정치를 비교한 책을 한권쓰시면 어떨까요? 칼럼에 내신 글을 모으면 충분할 것 같은데요. 교수님이 책으로 정치인들에게 한 수 가르쳐 주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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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하늘
    2024-01-16 11:14:25

    사람들은 출판기념회 초청장이 합법적 고지서로 변질되고 더 비꼬아 협박적 고지서로 전락했다고 했다. 불참이나 책구매를 외면했을시 돌아오는 불이익을 나름셈법으로 계산하여 어떡하든 적정금액을 정했다. "염불에는 뜻이 없고 잿밥에만 맘이 있다."라는 속담이 꼭 들어 맞는다. 책을 손에 들고서도 책의 제목을 모를 정도니 내용은 말해 무엇하랴. 형식주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곳이 출판기념회다. 무료 배포는 선거법 위반이며 수입은 신고의무 없으니 저작자 입장에선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각설하고, 그저 양심 있는 정치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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