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하고 격렬하게 시의 세계를 열다…‘시 보다 2024’

2024.10.10 10:13:57 10면

[신간] 시 보다 2024

 

◇ 시 보다 2024 / 박지일, 송희지, 신이인, 양안다, 여세실, 임유영, 조시현, 차현준 / 문학과지성사 / 244쪽 / 7000원

 

“아침에 일어나니 날은 저물었고, 차조기 잎만을 여전히 찧는 엄마, 못 떠다니는 금붕어만 여전히 구경하는 엄마, 여전히 뒷짐만으로 중얼거리는 엄마, 셀 수 없는 엄마, 너는 자갈을 굴리며 내장을 돌아다니고, 너는 너를 쓰면서, 너를 쓸 수 있는 것은 너밖에 없다고 착각하면서, 물보라” (박지일, 물보라 中)

 

2024 문지문학상 시 후보작을 모아놓은 ‘시 보다 2024’가 발간됐다. 2021년 문학과지성사가 제정한 문지문학상의 시 부문 작품들이다. ‘시 보다’는 올해로 네 번째를 맞았다.

 

문학과지성사는 2021년 새로운 감각으로 시적 언어의 현재성을 가늠하고 젊은 시인들의 창작 활동을 응원하기 위해 문지문학상 시 부문을 신설했다. 시 부문 후보작들을 모아놓은 ‘시 보다’는 동시대 한국 시의 현 주소를 보여준다.

 

‘시 보다 2024’에는 오은, 이수명, 하재인 등 심사위원이 검토한 시들이 수록된다. 심사위원들은 작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발표된 시들을 검토했고, 데뷔 10년 이하의 시인 작품을 선정했다. 기발표작 4편과 신작 시 1편 등 박지일, 송희지, 신이인, 양안다, 여세실, 임유영, 조시현, 차현준 8명의 작가의 작품이 실린다.

 

일상을 낯설게 바라보고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시인의 역할처럼 선정된 작가들의 시들은 첨예하다. 무심코 지나쳤던 상황들을 되짚어 보며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모순과 부조리를 발견해낸다. 사물을 새롭게 바라보며 운율이 느껴지는 단어들의 조합으로 조형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2024년 한국 시의 현재를 진단하는 작품들은 젊은 시인들이 추구하는 시 언어를 보여준다. 그들이 발산해내는 시 언어의 운동에너지는 약동하며 오늘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시 읽기와 시 쓰기는 시 영역의 저변을 넓히며 동시대 감각을 발명한다.

 

8명 작가의 작품들로 구성된 시집은 저마다의 감각을 뽐내며 오늘날 시의 현 주소를 말한다. 감성적으로 피어오르는 장면들과 독특한 전개, 익숙한 일상에서 느끼는 낯섦을 통해 새로운 감각을 포착할 수 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고륜형 기자 krh083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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