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뉴스 생활] 나의 뉴스 소비력에 몇 점을 주시겠습니까?

2025.02.18 06:00:00 13면

 

유튜브로 뉴스를 소비하는 비율이 2021년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이달 초에 발표한 ‘2024 언론수용자 조사’를 보면 유튜브에서 뉴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2021년 26.7%에서 2023년에는 25.1%로, 2024년에는 18.4%까지 줄었다. 여론 양극화의 원인으로 주로 꼽던 유튜브 이용이 줄었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

 

뉴스 이용률이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지만 2023년에 비해 소폭 상승한 경로가 있는가 살펴보면 메신저 서비스가 14.5%에서 16.8%로, SNS가 8.6%에서 10.9%로 증가했다. 유튜브를 포함해서 개인 맞춤형 뉴스 전송 서비스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가 여전해 보인다. 뉴스 산업 전반이 어려워지면서 디지털 전략이 우세해지고 있는데, 유튜브라는 채널의 영향력이 여전히 높긴 하지만 개인별 맞춤 정보를 제공할 채널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정도로 말할 수는 있어 보인다. 해당 조사 설문 기간은 작년 9월부터 11월까지 전국에서 3천 명을 조사했다.

 

여러모로 뉴스 소비가 개인화하면서 수용자의 뉴스 선택권이 강해졌다는 점이다. 반대로 뉴스 생산자는 수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뉴스를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만들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그만큼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수용자의 소비 습관에 맞게 가공할 수 있는 뉴스 제공자 능력이 커졌다. 교육이나 음악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와 결합한 패키지 뉴스에 대한 선호가 새롭게 생겨난 흐름과도 연관해 볼 부분이다. 유사한 관심과 입장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 의견을 궁금해하고 공유하는 것에 적극적인 이용자가 늘면서 실시간 투표 기능이나 댓글 연동 기능을 두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다시 돌아가서, 이번 수용자 조사에서는 소셜미디어에서 접한 뉴스가 어느 언론사 뉴스였는지 출처를 확인했는지 질문한 문항이 있었다. 뉴스 제공 언론사가 어딘지 안다는 응답이 34.7%, 뉴스를 보도한 언론사명을 확인한다는 응답자가 22.5%였다. 반대로 제공 언론사가 어디인지 모른다가 31.6%이고 확인조차 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45.4%에 달했다. 어떤 언론사가 보도한 내용인지 알거나 알려고 노력하는 정도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니 70대 이상이 특히 낮았고, 연령대가 낮을수록 높아졌다.

 

얼마 전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언론을 주제로 한 토론이 있었다. 여기서 정준희 겸임교수는 “기성 언론이 망가지는 것은 우리 사회의 좋지않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유튜브 저널리즘이 발전하고 비평 언론이 발전한다고 해도 사실을 공급하는 것은 기성 언론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크든 작든 크기와 형태에 상관없이 모든 물길이 시작되는 ‘수원’이 자체가 막히거나 오염되었다고 하면 그 피해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비유였다.

 

뉴스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하는 단순화와 짧은 길이가 선호되고 있다. 사태의 복잡성이나 다면성을 가려지게 하거나 알 필요가 없게 막힌 속을 뚫듯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전략이 잘 통한다. 뉴스 수용자가 관심을 가질 법한 뉴스를 알아서 제시해주는 알고리즘 서비스도 그중 하나다. 손석희는 나름의 방법으로 ‘검색 이력 기능 OFF’를 제시했다. 내가 필요한 것을 검색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면서. 나의 뉴스 소비력이 몇 점일지 자문해볼 때다.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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