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두의 세상보기] 중국의 생성형 AI 기업 딥시크의 출현과 충격

2025.02.20 06:00:00 13면

 

을사년 설날 벽두부터 매스컴을 통해 전해 듣는 중국의 생성형 AI 딥시크(DeepSeek) 관련 소식이 과히 충격적이다. 딥시크가 개발한 생성형 AI를 발표하자마자 AI 종주국인 미국의 자존심이 추락한 걸 지켜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아마 큰 충격에 휩싸이게 된 게 분명하였을 것이다. 이번 딥시크의 충격을 2022년 11월 30일 오픈AI의 챗GPT가 세상에 출현한 것만큼이나 의미를 부여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심지어 오픈소스 모델 가운데 리더보드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폐쇄 소스 모델과 당당하게 맞서 경쟁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딥시크는 2023년 5월 중국 항저우에서 설립된 AI 스타트업으로 저비용 고성능의 장점을 갖춘 경쟁력 있는 기업이다. 중국의 헤지 펀드 하이 플라이어(High-Flyer)의 지원을 받아 설립되었으며, 창업자인 량원펑은 저장대학 출신의 탁월한 리더십과 경영 능력을 겸비한 컴퓨터 공학자로 알려져 있다. 딥시크의 기업 가치는 최대 225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딥시크는 강력한 AI 기업으로서 오픈AI의 GPT-4와 비슷한 성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의 대표적인 최신 모델로는 V3로, GPT-4o와 비슷한 수준이며, 메타(META)의 라마3(Llama3)를 능가하는 결과를 기록했다고 한다. 또 R1은 사람처럼 생각하고 결정을 내리는 추론 특화 AI 모델로, 오픈AI의 최신 모델과 비견될 만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엔비디아 H800 칩 약 2,000개만 사용하여 훈련했다고 한다. 이는 서구 기업들이 사용하는 수만 개의 칩보다 훨씬 적다. 메타의 라마3 모델보다 약 1/10의 적은 비용으로 개발하여 적은 데이터로도 고성능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비용 대비 성능이 매우 뛰어난 AI 모델이라는 평판을 받는다.

 

딥시크가 가지고 있는 이점은 오픈소스라는 데 있다.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 신흥국이나 저개발국들은 이제 자국 실정에 맞게 딥시크를 변형시켜 자체적으로 AI 모델을 만들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산 AI가 그들 국가의 표준이 된다. 그동안 자체 AI 모델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고난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므로 미국이나 유럽연합(EU) 국가, 일본이나 한국 같은 선진국, 또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경제 대국에서나 가능한 일로 여겨왔다.

 

하지만 딥시크가 개발한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함으로써 신흥국이나 저개발국에서도 소수의 AI 엔지니어를 비롯해 어느 정도 조건만 갖춘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딥시크의 오픈소스를 활용하여 다양한 AI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된 셈이다. 향후 이들 신흥국이나 저개발국들이 딥시크를 기반으로 하여 본격적으로 AI 인프라를 구축하기 시작하면 세계 AI 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딥시크가 전 세계에 충격을 준 이유는 바로 가성비다. 딥시크는 미국 빅테크의 AI 모델 개발비의 1/10~1/30의 비용으로 고성능의 AI 모델을 내놨고,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딥시크의 출현은 이미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에 위협이 된다는 지적이다. 딥시크가 추론 모델 R1을 출시하자, 고성능 AI 칩 무용론이 제기되며 엔비디아의 주가가 하루 만에 17%가 폭락했다. 그런데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성능 AI 칩에 필수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사실상 독점 수출해 큰 이익을 보는 등 업계의 지형 변화는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구병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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