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리시 아천동 은행나무가 국내에서 3번째로 수령이 오래된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구리시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아천동 은행나무의 실제 수령이 931년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 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국가유산청과 현지 조사 중 과학적 측량 결과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해 국립산림과학원에 의뢰한 결과 객관적인 수령이 931년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 나무는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될 때 1200년으로 추측했던 나이를 최근까지 사용했으나, 이번 조사를 통해 270년 정도 차이가 있음이 드러났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생장 중인 나무의 직접적인 목편 추출이 불가능하자, 비파괴 방법인 수령추정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라이다(LiDAR) 스캔 조사를 활용한 디지털 생장 정보를 활용해 측정했다.
▲은행나무의 생장 자료(사진, 수고, 나무 둘레) ▲현장조사(2회)에 걸쳐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나무의 흉고 직경과 추출한 나무의 연륜과의 관계를 통해 데이터를 추출해 수령을 확인한 것이다.
그 결과 아천동 은행나무는 나무높이 24.2m, 나무둘레 9.915m, 총 무게 55t, 수령은 931년이라는 결과를 도출했으며, 은행나무가 지면에서 1m~2m 정도 복토된 것으로 확인돼 수고 측정에 이를 반영했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2차례에 걸쳐 라이다(LiDAR) 장비 등으로 현장 조사를 실시한 강진택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는 “최근 10여 년 간 공식적으로 의뢰를 받아 조사한 은행나무 중에 구리시 아천동 은행나무는 국내에서 3번째로 수령이 오래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강 박사는 또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조사한 은행나무 중에 가장 수령이 오래된 것은 원주 방계리 은행나무가 2024년 기준으로 수령 1318년이었고, 그 다음으로는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가 1018년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 박사는 아천동 은행나무의 경우 “유일하게 내무부와 산림청 공식 문서에 기록이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이번에 확보한 과학적 측정 결과를 토대로 국가유산청과 천연기념물 지정을 위한 협의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라고 전하며 “은행나무의 역사적·민속적 가치를 위한 스토리텔링을 위한 작업도 지역 원주민과 함께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했다.
한편, 국가유산청에서도 천연기념물 지정과 관련, 이 같은 국립산림과학원의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종합적으로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경기신문 = 이화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