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체육회 대의원들이 답보상태인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대체 후보지 공모를 놓고 "선수들이 훈련하기 적합한 곳에 국제스케이트장이 유치되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는 지난 18일 강원도 평창군 모나용평서 열린 제106회 전국동계체육대회 개회식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제스케이트장 건립보다는 강릉에 있는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임재근 양주시체육회장은 27일 화성시 푸르미르 호텔에서 열린 경기도체육회 2025년도 정기대의원총회서 "유인촌 장관께서 한 발언을 보면, 체육을 총괄하는 정부의 수장인데 관련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계신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과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있는 자리에서 국제스케이트장 건립보단 강릉에 있는 시설을 사용하면 된다는 말씀은 장관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은 오는 2027년 철거를 앞두고 있다. 국가유산청이 조선 왕릉 중 한 곳인 태릉이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왕릉의 확장·복원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 시설건립 추진단은 2022년 12월부터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대체 후보지 공모를 실시했다. 이에 경기도 양주·동두천·김포, 강원도 춘천·원주·철원, 인천 서구 등 총 7개 지자체가 국제스케이트장 유치를 희망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대한체육회가 태릉선수촌을 체육문화단지로 바꾸는 용역이 종료될 때까지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대체사업지 공모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유치 경쟁을 펼쳤던 지자체들은 공중에 붕 뜬 상태가 됐다.
이런 상황서 유인촌 장관이 지난 전국동계체전 개회식에서 김진태 도지사,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을 앞에 두고 "강릉이 빙상 종목의 중심이 돼야 한다. 여기에 이미 시설이 다 있다"며 "(국제스케이트장) 짓는데 2000억 원이 들어간다. 국비 2000억 원을 들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 것이 논쟁의 불씨가 됐다.
추철호 동두천시체육회장은 "동계 종목 70% 이상의 선수들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선수들은 주 5회 훈련을 하는데, 어떻게 매일 강릉을 방문하겠냐"라며 "지금 강릉에 있는 국제 빙상장은 거의 냉장창고로 활용할 정도로 의미 없는 시설이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동두천시에 국제스케이트장 유치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선수들에게 가장 적합한 훈련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이 경기도체육회, 나아가 대한체육회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