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억 규모 '위믹스' 해킹 발생...韓 블록체인 시장 침체 우려

2025.03.05 15:40:44 4면

865만 개 비정상적 출금...13회 걸쳐 여러 지갑으로 전송
거래가격 35% 이상 급락한 660원 대...재상폐 우려도
닥사 거래소, '보안사고 발생 가상자산' 비상장 기준 적용 관건
"위믹스 해킹 사태,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큰 영향 미칠 것"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프로젝트 위믹스(WEMIX)에서 대규모 해킹이 발생한 가운데, 국내 가상자산 시장 침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위믹스가 국내 블록체인 시장을 선도한다는 평이 나올 만큼 업계 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프로젝트라서다.

 

위믹스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가상자산 교환 서비스 '플레이 브릿지 볼트'가 외부 공격을 받아 해킹 당했다. 이번 공격으로 위믹스 코인 865만 4860개가 비정상 출금됐다. 외부 공격을 받았던 28일 시세인 1020원으로 계산시 약 88억 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비정상 출금된 위믹스 코인들은 쿠코인과 비트마트, 바이비트, 비트겟, HTX, 비트투미, MEXC 등 다수의 해외 거래소에 입금됐으며, 대부분은 해당 거래소들에서 매도됐다. 

 

해킹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부분의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위믹스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동시에 위믹스 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위믹스는 지난 5일 오후 3시 기준 약 6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시세 대비 약 35% 하락한 가격이다. 

 

위믹스 측은 “외부 보안 전문 기업인 티오리와의 공조를 통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자세한 사항은 악용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안내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위믹스가 해킹 공격을 받으면서 업계 내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위믹스가 국내 블록체인 기업 중에서 선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시켜왔던 만큼, 업계 내 큰 입지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프로젝트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 위믹스가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다시 상장폐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가 모인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닥사)는 지난해 7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해킹 등 보안사고가 발생한 가상자산은 상장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닥사는 실제로 지난해 해킹을 당했던 썸씽, 플레이댑 등의 상장폐지를 결정했었다.

 

만약 거래소들이 위믹스의 재상장폐지를 결정한다면 업계 초유의 일이 발생한다. 위믹스 상장 폐지 당시 시세가 큰 폭으로 변동했던 바 있다. 이번 해킹 사태가 위믹스 자체의 가격 변동은 물론, 더 나아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 및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믹스는 국내 블록체인 씬에서 큰 영향력을 갖춘 프로젝트로 평가받는다"며 "위믹스가 휘청인다면 국내 다른 블록체인 프로젝트 추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

이효정 기자 bombori61@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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