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구 박사의 맛있는 인천 섬 이야기] ㊴풍도…야생화의 섬 과 청일전쟁 시발점

2025.03.09 11:19:15 14면

 

3월이 되면 남부지방에서는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하지만 중부지방은 아직 이른 시기라 꽃 소식이 간절하다.

 

야생화의 섬으로 알려진 풍도를 찾았지만, 현지에서 민박을 운영하는 최계숙 대표는 “올해는 날씨가 추워 야생화는 3월 14~15일 정도에 만개할 것”이라며 웃는다.

 

풍도는 어디에 있을까

 

풍도는 경기도 안산시에 속한 섬이지만, 지리적으로는 충청남도 당진과 더 가깝다. 생활권은 인천시에 연결되어 있으며, 현재 인천 연안부두에서 출항 시간은 오전 9시 30분에 하루 한 차례 여객선이 운항한다.

 

여객선에 오르자, 매점을 하는 아주머니가 풍도 처음 가는 분이라 한다. (내가) 놀라서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니, 매점을 30년 운영하여 풍도 가는 사람들 거의 기억한다고 한다.

 

풍도의 특별한 식물들

 

풍도에는 총 220종의 관속식물이 자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풍도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로 풍도바람꽃과 풍도대극이 있다.

 

풍도바람꽃은 미나리아재비에 속하며, 햇빛이 잘 드는 습한 산지에서 자란다.

 

키는 약 10㎝ 정도이며, 3월이 되면 개화한다. 여행객과 사진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풍도의 대표적인 자연 자원으로 꼽힌다.

 

풍도대극은 대극목 대극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3~4월에 녹색의 꽃이 핀다. 특유의 향이 있으며, 쓴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또 풍도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500년 된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1624년 이괄의 난 당시, 인조가 풍도에 잠시 머물며 기념으로 심었다고 하며, 또 다른 전설은 소정방이 백제를 멸망시킨 후 당나라로 돌아가던 중 풍도의 경치에 반하여 심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은행나무는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3년 보호수로 지정됐다.

 

풍도와 청일전쟁

 

풍도는 청일전쟁(1894~1895)의 중요한 배경지이기도 하다.

 

1894년, 동학농민운동이 격화되자 조선 정부는 청나라에 파병을 요청했다. 이에 청나라는 군함을 충남 아산으로 보냈지만, 일본군은 이를 미리 파악하고 풍도 앞바다에서 공격을 감행했다.

 

이를 풍도 해전이라 부른다.

 

이 전투는 청일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은 풍도 후망산 정상에 ‘청일전쟁 승전 표석’을 세웠다고 한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이 이를 뽑아 버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풍도에 전해지는 민요, ‘배올리네’

 

풍도에는 ‘배올리네’라는 민요가 전해진다.

 

남편이 탄 배가 풍랑 때문에 풍도에 기항하지 못하고 난지도로 떠나는 모습을 본 아낙이 그 안타까운 마음을 노래한 것이다.

 

올라오네 배 올라오네 / 뱅이 뱅이 열두뱅이(열두 바위, 충남 서산시 이원면 서쪽 바다 끝에 있으며, 이 근처를 뱅이바다라 함)/ 그니 그니 쌍이그니/ 올라오는 저네 배는

 

중략

 

풍도라 생길라면 석시(선착장을 말함)나 있구/ 난지라 생길라면 석시나 없지/ 삼사월에 오는 배가/ 난지로 쫓겨가네

 

이 민요는 풍도의 생활과 정서를 잘 보여주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풍도의 야생화가 피기 시작한다. 야생화가 만개하는 3월 중순이 되면 많은 여행객이 풍도를 찾을 것이다.

 

글 : 김용구 박사(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인천시 섬발전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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