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깎아주세요" 요구 늘었지만…인색한 은행권

2025.03.11 16:44:02 1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 은행 수용률 24.4%
카드·보험 등 타 업권의 절반 수준
銀 "무차별적 신청 많아 수용률 하락"
가계대출 느는데…제도 활성화 필요성 대두

 

은행이 지난해 접수된 금리인하 요구 10건 중 8건을 거절하며 카드나 보험 등 다른 업권에 비해 금리인하요구권에 인색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금리 및 경기침체 장기화로 이자 부담이 늘면서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은 늘어나고 있다. 이에 금리인하요구권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의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 금리인하요구권 평균 수용률은 24.4%다. 2023년 상반기 30.2%였던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인하요구권 평균 수용률은 지난해 상반기 25.9%로 낮아진 후 하반기 들어 1.15%포인트(p)가 추가로 떨어졌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소득이 늘면서 상환능력이 개선됐거나 빚을 꾸준히 갚아 신용도가 높아진 차주가 금융사에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2019년 6월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금융사들은 차주에게 금리인하요구권을 의무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타 업권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이다. 지난해 하반기 카드사와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의 평균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각각 66.9%, 51.8%, 47.7%로 은행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은행들은 모바일 등 비대면 신청방식이 도입되면서 전체 신청건수가 늘어나 수용률이 낮아졌다고 설명한다. 대출금리가 낮아질 정도로 소득이나 신용상태가 나아지지 않아졌음에도 무차별적으로 신청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승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이야기다. 은행권의 금리인하요구권 비대면 신청률은 95% 이상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대출의 경우 보통 1년 단위로 금리 재산정이 들어가는데, 일반적으로 그 사이에 연봉이 크게 늘거나 신용이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모바일뱅킹 알림이 오면 일단 신청을 넣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수용률이 크게 오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건수는 늘어나고 있으며, 은행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은행에 접수된 건수는 총 529만 6998건으로 전년(540만 521건)보다 10만 3523건 많다. 카드사(28만 1496건) 및 보험사(생·손보 합산 13만 3739건)의 신청 건수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부담이 큰 차주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금융권에서는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어 부담을 느끼는 차주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인하요구권과 관련된 제도를 더욱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신청 건수가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 내고 있는 이자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라며 "차주들이 이자 부담을 줄이고 적극적인 신용관리를 할 수 있도록 제도 활성화는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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