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맛집' 인터넷은행, '역대급 실적' 달성…건전성 과제 여전

2025.03.12 15:25:59 5면

카카오, 4000억 대 순익 시현하며 부산銀 추격
케이, 1년 새 10배 성장…토스도 첫 年 흑자 기대
포용금융 확대로 시중은행보다 연체율 3배 높아
당국, 중·저신용자 대출 규제 강화…건전성 부담↑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 3사가 일제히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이들은 지난해 금리 경쟁력을 통해 대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해 몸집을 키우면서도 중·저신용자를 위한 포용금융을 이어갔다. 다만 이로 인해 다른 시중은행보다 연체율이 높은 상황에서, 올해 금융당국의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까지 강화돼 건전성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128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128억 원)보다 열 배 늘어난 것으로 최대 실적이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4401억 원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지방은행 중 1위인 BNK부산은행과의 차이는 150억 원에 불과하다.

 

아직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토스뱅크 역시 호실적이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345억 원의 순이익을 시현한 토스뱅크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할 전망이다.

 

이처럼 인터넷은행 3사가 견조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비교적 낮은 금리를 앞세워 대출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며 대출 규모를 크게 늘린 덕이다. 인터넷은행들은 '금리 맛집'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금리 경쟁력을 유지했고, 이에 따라 대환대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실제로 케이뱅크의 지난해 여신 잔액은 전년 대비 17.6% 늘어난 16조 27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도 지난해 전년 대비 12% 증가한 43조 2000억 원의 여신 잔액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양 사는 각각 2조 565억 원, 4815억 원의 이자이익을 시현했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여신 잔액은 14조 699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1% 늘었다.

 

고객이 늘며 플랫폼이 성장하자 비이자수익도 올랐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한 해 동안 204만 명의 신규 고객이 유입되면서 고객 규모가 2488만 명까지 늘었다. 비이자수익은 전년 대비 25.6% 증가한 8891억 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말 고객 수는 1274만 명으로 1년 동안 321만 명의 새로운 고객이 유입됐다. 비이자이익(613억 원) 역시 1년 새 81.4%의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다. 

 

이들은 설립 취지에 맞게 중·저신용자들을 위한 대출도 성실히 집행했다. 3사 모두 금융당국에 제시했던 포용금융 목표치(30%)를 초과 달성했으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토스뱅크 34.7% ▲케이뱅크 34.1% ▲카카오뱅크 32.4% 순으로 높았다.

 

다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큰 만큼, 연체율도 높은 편이라 리스크 부담은 여전하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각각 0.52%, 0.9%로 집계됐으며 토스뱅크의 3분기 연체율은 0.88%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평균 연체율 0.29%의 최대 3배 수준이다.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중·저신용자 대출 규제까지 강화돼 인터넷은행들의 건전성 관리는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출 규제와 관련해 올해 '신규 대출'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 대출로 채우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은 다른 대출상품에 비해 연체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가계대출 증가세를 엄격히 관리하면서도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려해야 해 인터넷은행들의 딜레마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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