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레일 등 철도운영기관이 발주한 철도 차량 구매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혐의로 2022년 수백억 원대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현대로템이 불과 1년 뒤 수주한 7000억 원대 신규 고속철 입찰 과정에서 정치권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9일 뉴스타파는 최근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명 씨가 김영선 의원실 실세로서 국내 방산 대기업 중 하나인 현대로템의 7000억 원대 신규 고속철 입찰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현대로템은 2023년 한국철도공사의 신규 고속철(EMU-320) 136량을 도입하는 7100억 원 규모의 사업에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우진산전과 2013년 1월부터 2016년 11월 사이 발주된 서울 2호선·김포도시철도·부산 1호선 등 철도 차량 구매 입찰 6건에서 현대로템이 낙찰받기로 사전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은 "당시 창구 역할만 했을 뿐 최종합의는 우진산전과 다원시스가 별도로 만나 실행됐다"며 "최저가입찰제도 아래 과도한 가격 경쟁으로 현대로템은 국내 철도차량 시장에서 공동행위를 주도할 만큼 우월적인 위치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2018년 당시 국내 철도 사업이 현대로템 등 3사 경쟁체제에 돌입한 이후에 국내 시장점유율은 10%에 불과하고 2018년도 국내철도 차량 수주도 총 5건 중 1건만 수주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내 철도 산업에서의 현대로템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 현대로템은 2023년 우크라이나와 철도차량 120량 제작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최근에는 모로코 철도청과 2조 2027억 원 규모의 2층 전동차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