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훌리건 득보는 정치인은…‘20년’ 잡아 양극화 깬다

2025.03.20 20:00:00 1면

불타고 찌르고 날리고…훌리건 부추기는 정치인들
상대진영·당내 소수계파 공격하며 ‘국민 눈 가리기’
위축되는 제3지대…유권자는 ‘중도층=무당층’ 구조
“개헌으로 정치권 ‘물갈이’ 타이밍 돌릴 골든타임”

 

대한민국이 양극단으로 갈라지다 못해 찢어졌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최고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를 향해 원하는 결정을 강요하는 수준이니 찢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신문은 ‘민주주의의 명과 암’을 주제로 훌리건 문화를 수용해버린 정치권과 쪼그라드는 소수진영, 중도층의 무당층화, 양극단 원인과 그 틈바구니 속 이득 보는 세력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집단 목소리에 입 막힌 국민들…‘역전’ 양상

②기득권, 놓치지 않을 거예요…통합 바라는 ‘척’

<끝>

 

분신하고, 피습하고, 달걀과 맥주캔을 날리는 등 정치판 훌리건 문화가 도를 넘어섰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집단 표심을 얻기 위해 훌리건을 말리기는커녕 부추기고 있어 양극단 정치는 더 심화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유튜브로 잘 보고 있다. 끝까지 싸우자’는 편지를 썼고, 정치인들은 진영별로 나뉜 집회를 찾아 한마디씩 거들었다.

 

상대 진영에 반박하는 과정에서는 ‘몸조심하라’, ‘목을 긁힌 뒤 죽은 듯이 누워있는 모습’, ‘헌재가 딴 짓을 하면 한칼에 날려버릴 것’과 같은 자극적인 막말이 오가고 있다.

 

동시에 당내 튀는 인물들은 자신들의 진영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보수다운 보수’를 말한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왕따를 당하고 윤 대통령 탄핵을 거론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겐 배신자 프레임이, ‘민주당의 혁신’을 말한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겐 배은망덕 프레임이 씌워졌다.

 

소수 계파는 더 위축되고, 제3정당은 설 자리가 없어지고, 개개인 의견 개진이 점점 어려워지는 등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동안 민생은 뒷전이 됐다.

 

먹고사는 문제가 우선인 중도층 표심을 노릴 선로였던 여야정 국정협의회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건으로 파한 것이 일례다. 그나마 있던 민생 논제들도 ‘좌 아니면 우’ 논리에 묻혔다.

 

그러다 보니 훌리건이 아닌 중도층 국민들은 무당층인 구조가 돼버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금의 소선거구제는 지역구별로 1명만 뽑으니까 결과적으로는 1번과 2번의 싸움이 되고 찍을 사람이 없는 유권자는 정치로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양극화가 지속되는 원인으로는 정치권 ‘물갈이’가 가능한 최소공배수 시간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 지목된다.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대선과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총선이 겹치는 타이밍에 입법부, 행정부를 한 번에 바꾸면 혼란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박근혜·윤석열 정부에서 탄핵이 반복되며 이 20년 주기가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개헌이 언급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개헌을 반대하는 정치인은 양극화가 지속돼야 자신의 훌리건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훌리건을 등에 업은 극단적 정치인이 틈바구니 속 이득을 취하며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는 범인인 셈이다.

 

박 평론가는 “싸우면 싸울수록, 국민을 갈라지게 할수록 ‘그들’의 권력이 공고해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헌재에 대한 도 넘은 견제도 국민의 눈을 가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 4년 중임제로 개헌하면 선거제도는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라며 “지금이 선거 주기들을 맞출 절호의 기회이자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

이유림 기자 leeyl789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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