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조한 날씨에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르면서 진화 작업을 하던 대원 2명이 숨지고 주민 수백 명이 대피했다.
22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산불 대응 3단계가 발령된 경남 산청에는 특수진화대·전문진화대를 비롯해 공무원·경찰, 군인 등 1300여 명과 장비 120대가 투입됐지만 큰 불길이 이틀째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산불 대응 3단계는 피해 면적 100㏊ 이상, 평균 풍속 초속 7m 이상, 진화(예상) 시간 24시간 이상일 때 발령된다. 건조한 대기와 산 정상에서 부는 초속 10m 이상의 강한 바람으로 이날 오후 1시 기준 70%였던 진화율이 오후 3시 기준 65%로 떨어졌다.
전날 산청 7개 마을에 대피령이 떨어져 213명의 주민이 대피한 데 이어 이날은 8개 마을에 추가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날 산불 현장에는 창녕군 소속 진화대원 2명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대원의 인적 사항 사망 경위는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산불영향 구역은 290㏊로 더 넓어졌다. 전체 화선도 18㎞로 확대됐고, 남은 불의 길이는 6.1㎞ 정도이다. 일몰 전 큰불 진화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화재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 정상에서도 이날 오전 11시 24분께 산불이 발생해 산림 당국이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중이다.
현재 헬기 27대와 차량 36대, 인력 375명이 현장에 투입됐으며 의성군은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의성군은 이날 오후 4시 10분쯤 재난 문자를 통해 의성읍 후죽1리, 업1리, 원당리 주민에게 의성실내체육관으로 대피하라고 알렸다.
오후 4시 28분쯤 의성읍 후죽3리, 철파리, 원당2리 방향으로 산불이 확산함에 따라 주민에게도 즉시 대피하라고 통보했다. 현재 의성읍 철파리 주민 약 100명과 한 요양병원 환자와 관계자 약 70명은 의성실내체육관으로 대피했다.
울산 울주군 온산읍 야산에서도 이날 낮 12시 12분쯤 산불이 발생해 산림청이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하고 있다.
이 불로 인근 마을에 거주하는 36가구 60명이 대피했다. 부울고속도로 온양∼장안IC 인근 양방향 교통이 한때 통제되기도 했다.
김해 한림면 안곡리 야산에서도 이날 오후 2시 2분쯤 불이나 진화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진화인력 50여 명과 장비 10여 대가 투입된 상황이지만, 헬기가 산청 산불 현장에 대거 동원되며 조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대구 수성구 옥수동, 대구 북구 국우동, 강원 정선군 덕천리, 경기 동두천시와 연천군 등 전국 곳곳에서도 산불이 잇따랐다.
산림청은 이날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르자 충청·호남·영남지역의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