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가 있더라도 불가능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동행'할 수 있습니다"
지난 25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 위치한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복지관)은 한적했던 평소와 달리, 제45회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방문한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은 휠체어, 보행기를 이용하거나 앞을 보지 못하는 신체 장애나, 자폐증과 같이 발달 장애를 앓고 있었다. 일상 생활에서는 크고 작은 불편함을 겪지만 행사장에선 몸이 불편하다는 사실을 잊고서 아이처럼 해맑게 웃거나 뛰어 노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행사의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다름아닌 '힘짱 팔씨름대회'다. 팔씨름 대회에 참여한 이들 모두 "우승하기 위해 작년부터 준비했다"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20~30초 내 끝나는 짧은 경기임에도 최선을 다했으며, 경기 이후에는 모두 승패에 상관없이 "작년보다 힘이 좋아졌다"며 웃음꽃을 피웠다.
대회에서 1등을 거머쥔 참가자는 "복지관에서 체력단련을 하면서 쌓아온 실력을 오늘 마음껏 펼칠 수 있어 행복했다"며 "앞으로도 장애인들이 건강을 지키며 재활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복지관 관계자는 "복지관을 방문하거나 각종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은 목표를 갖기 힘들다"며 "팔씨름 대회와 같은 목표가 생기면 장애가 있다 하더라도 운동을 하며 준비하게 된다. 그 시간 자체가 이들에게는 '불가능은 없다'를 맛볼 기회이자 행복"이라고 설명했다.

복지관 밖에선 기부와 나눔의 기쁨을 느끼기 위한 '희망나눔 바자회'가 진행됐다. 바자회 수익금은 지역사회 저소득 장애인을 위한 경제적 지원과 재활 프로그램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각종 오락거리와 먹거리 부스 등 다양한 체험 공간이 마련됐는데 복지관 곳곳에 숨겨진 '행복', '웃음', '기쁨' 등 감정 키워드가 담긴 보물 교환권을 찾는 보물찾기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행사에 참여한 장시역 씨(가명)은 "각종 오락을 즐기며 복지관을 같이 이용하는 친구들과 많이 웃었다"며 "오늘처럼 즐거운 날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내년에도 행사를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갖고 싶다"고 했다.
봉사자로 참여한 김옥환 박희붕외과봉사단 단장은 "장애 여부와 상관 없이 함께 웃고 어울리며 보내는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 경험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자연스럽게 사라졌고, 작지만 의미 있는 동행이 될 수 있어 뿌듯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해영 복지관 관장은 "장애를 겪는 이들 모두 우리 일상을 함께 동행하는 이웃이다. 이번 행사가 장애인에게는 기쁨을, 일반인들에게는 함께하는 방법을 배울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 속에서 모두가 존중받고, 함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복지관은 오는 9월 수원 광교 호수공원에서 '장애인식개선캠페인 걷기대회' 등을 운영하는 등 장애인과 일반인이 공존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