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in 수원] 시민 행복 허브로의 도약…평생학습도시 이끄는 '수원 지관서가'

2025.04.29 10:41:31 6면

수원시·SK케미칼 협업 리모델링 조성, 행복 주제 인문공간
대관 가능한 강의실 누구나홀, 자연 즐기는 모두의숲 조성
市, 평생학습관 직영…프로그램 다각화, 네트워크 활성화

 

수원에 고요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늑한 분위기의 인문공간이 생겼다. 인문학의 향기를 가득 머금은 '수원 지관서가'다. 팔달구 우만동에 위치한 평생학습관 1층에 '행복'을 담은 책들과 함께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배움과 성장에 관심을 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평생학습도시 수원이 준비한 선물 같은 공간을 알아본다.

 

 

◇멈추면 보이는 행복, '수원 지관서가'

 

수원 지관서가는 인문과 문화로 행복을 성찰하는 북카페 형식의 복합 인문 문화 공간이다. 일상의 분주함과 끊임없는 생각을 멈추고 고요한 마음과 지혜의 눈으로 세상과 나를 바라본다는 의미를 담은 '지관'(止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지관서가에 들어서면 먼저 아늑한 느낌의 공간이 열린다. 오래된 콘크리트 기둥과 검은색 벽면을 비추는 조명이 간결하면서도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밖으로는 계절의 변화를 보여주는 정원이 펼쳐져 자연을 즐길 수도 있다.

 

 

2개 층이던 공간을 세로로 길게 터서 시원한 층고를 자랑하는 메인 공간은 대형 바 테이블과 서가가 마련됐다. 서가는 '행복'을 주제로 한 큐레이션이 돋보인다. 방문한 누구든 마음을 사로잡는 제목의 책을 발견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한쪽 벽면에는 인공지능(AI)를 탑재한 키오스크가 있다. 간단한 질문에 답하면 '인생 책'을 추천해 준다. 비슷한 연령대와 삶의 궤적을 가진 다른 사람의 인생 책은 무엇인지도 알 수 있으며 추천받은 책의 정보를 문자로도 전달하는 유능한 독서 도우미 역할을 한다.

 

외부에서도 지관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건물 내부였던 일부 면적을 야외공간으로 변형해 개방적이면서도 이색적인 휴식 공간을 만든 것이다. 책을 읽거나 사유하는 동안 즐길 수 있는 카페 메뉴도 다양하다.

 

 

◇평생학습관 공간의 변화…지관서가, 누구나홀, 모두의숲

 

수원 지관서가는 시와 SK케미칼이 협업해 만들었다. 시는 평생학습관 공간 일부를 제공하고 SK케미칼이 12억 원 상당의 리모델링 비용을 전액 부담했다. 

 

평생학습관 1관의 절반가량인 1~2층 752㎡를 리모델링해 층고를 확장하고 내부 공사를 진행했다. 설계부터 준공까지 1년이 지나 개방된 수원 지관서가는 지난 24일 개관식을 열고 공식적인 출발을 알렸다.

 

 

개관식은 내빈들이 참여한 1부 행사와 시민이 참여한 2부 인문프로그램으로 나눠 진행됐다. 특히 2부는 시민 누구나 수원 지관서가를 이용하는 것과 함께 다채로운 인문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는 수원 지관서가 외에도 평생학습관 1관의 대부분을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개방하는 '공간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 공유공간으로 활용할 '누구나 홀'이 생겼고 평생학습관 내 '모두의숲'도 상반기 개선 공사를 진행해 보다 나은 조경 공간을 선보일 예정이다.

 

 

누구나 홀은 지관서가 옆 서쪽 강의실 약 450㎡ 규모를 확장해 만들어진 공유 공간이다. 규모가 다른 2개 홀에 낮은 단상을 설치하고 빔프로젝터와 음향장비, 테이블, 의자 등을 구비해 강연이나 소모임 등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모두의 숲도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정원에 심어진 나무 일부를 이식해 경관을 개선하고 조망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외부에서 독서와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휴게시설도 설치한다. 또 산책로 재배치를 통해 불필요한 동선을 줄이고 녹지 공간도 추가할 계획이다.

 

 

◇학생→평생학습자→시민…이용자 확장

 

시 평생학습관은 독특한 역사와 이야기를 품은 공간이다. 원래 학교였던 공간을 리모델링한 곳이기 때문이다. 도심 속에서 학생들이 꿈을 키우던 학교가 평생학습자들의 구심점으로 변화했다가 이제는 시민 모두의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시는 학생들이 떠나간 뒤 골칫거리가 된 도심 속 폐교 건물과 부지를 매입하고 리모델링을 거쳐 평생학습 공간으로 활용했다. 2011년 10월부터 본관 3개 층은 다양한 평생학습관으로, 별관 2개 층은 외국어마을로 운영했다. 해당 사례는 지자체가 폐교를 매입해 활용하는 전국 최초의 사례로 꼽힌다.

 

이후 9년여간 시민의 평생학습 공간으로 활용됐고 시는 2020년부터 두 곳을 통합해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평생교육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많은 학습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조치였다.

 

지난해부터는 시 평생학습관 운영 방식을 시 직영으로 전환했다. 개관 이후 12년여 간 민간 기관에 위탁 운영하던 방식을 바꾼 큰 변화다.

 

 

◇평생학습도시를 이끄는 '조타수'…수원시 평생학습관

 

시는 평생학습관을 직접 운영하기 시작하며 평생학습관이 평생학습도시의 중심축이자 허브 역할을 수행하도록 밑그림을 그렸다.

 

올해 평생학습 프로그램 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인문학과 예체능 위주의 기존 범위를 탈피해 다양한 영역에서 프로그램을 만들면 더 많은 시민이 평생학습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평생학습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150개가 넘는 지역 내 평생학습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시민의 평생학습 욕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동력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특히 올해는 평생학습이 수원지역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는 시범사업도 시작했다. 10개 동 주민자치센터를 ‘동 평생학습센터’로 지정해 주민자치와 평생교육이 협응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수원 지관서가는 시민의 바쁜 일상에 온기를 더하는 쉼터가 될 것"이라며 "시 평생학습관 프로그램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전 세대가 함께하는 지역 문화 명소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

장진 기자 gigajin2@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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