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관세 정책으로 인한 해외 수출 수익성 하락 우려 속에서도 삼양식품은 실적 호조세를 달릴 것으로 보인다.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가 신공장 준공으로 인한 제품 생산 능력이 향상되면서다.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삼양식품은 올해에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1060억 원으로 예측된다.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한 수치다. 매출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28.3% 늘어난 4951억 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전체 매출 중 수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어났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80% 가량의 매출이 수출에서 발생하는 만큼, 해외 시장에서의 실적 성장이 회사 전체의 실적 확대를 견인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삼양식품이 수혜를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양식품의 해외사업 중 직수출의 비중은 94.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직수출 특성상 환율이 오르면 같은 갯수의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말부터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웃돌고 있다.
이처럼 삼양식품의 호실적 흐름세가 이어지는 것은 대표 효자 상품인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흥행한 덕분이다. 지난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K푸드 열풍의 주역으로 꼽힌다. 2020년을 전후해 불닭볶음면이 크게 알려지며 한국의 대표적인 '식문화' 중 하나로 자리잡았으며, 전세계 소비자들이 앞다퉈 구매하는 상품으로 거듭났다.
실제로 2016년 1418억 원이었던 불닭볶음면의 매출은 2020년 4100억 원, 2022년 6100억 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삼양식품의 호실적은 그대로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현재 삼양식품의 주가는 97만 원이다. 지난달 29일엔 99만 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발 관세 정책으로 삼양식품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 당국이 관세 정책 시행을 유예하면서 현재 우려가 일시적으로 낮아진 모양새지만, 상호 관세 25%가 부과된다면 수익성이 저하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불닭볶음면이 전자제품이 아닌 식품이라는 점,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점 등을 들어 관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판매 되는 불닭볶음면의 가격은 1.6달러 정도로, 여기에 25%의 관세가 붙는다고 해도 40센트 정도의 가격 인상이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미국 소비 시장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인상된 불닭볶음면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대다수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관세 도입으로 인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한 오는 6월 밀양 제2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수출 물량을 늘릴 수 있어 실적 확대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생산시설을 국내에 보유하고 있어 미국 관세 위험에 노출돼 있다"면서도 "미국 법인 공급단가 조정을 통한 관세 영향 최소화, 우호적인 환율, 가격 인상 가능성 고려 시 관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6월 밀양 2공장을 가동하고, 2027년 중국 공장이 가동된다. 각각 이전 CAPA(생산 능력) 대비 36%, 31% 증가할 것"이라면서 "직접 진출을 확대하며 매출과 이익 레버리지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