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發 집값 상승…상반기 실거래 상위 50곳 중 70% ‘성남 집중’

2025.06.16 14:57:25 5면

양지마을·판교푸르지오 신고가 행진
‘풍선효과’ 용인 수지까지…정부 ‘시장 점검 TF’ 가동

 

올해 상반기 경기권 아파트 실거래 상위 단지의 70%가 성남시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 재건축 기대감이 고조되며 백현동, 정자동, 수내동 등을 중심으로 연일 신고가가 행진이 이어지자 정부도 시장 과열 차단을 위한 대응에 나섰다.

 

16일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 13일까지 실거래가 기준 상위 50개 단지 중 35곳이 성남에 위치해 있었다. 이어 과천(11곳), 용인(2곳), 고양 일산과 수원(각 1곳)이 뒤를 이었다. 성남 내에서도 분당 신도시의 영향력이 두드러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분당구 아파트값은 지난주(6월 9일 기준) 전주 대비 0.39%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상승률(0.02%)의 20배 수준이다. 분당의 아파트값은 3월 둘째 주 이후 14주 연속 상승세다.

 

실제 고가 거래도 줄을 잇고 있다.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전용 139㎡)은 지난 5월 43억 4000만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정자동 ‘파크뷰’(전용 200㎡)는 지난달 38억 3000만 원에 손바뀜됐고, 알파리움 1단지(전용 142㎡) 역시 34억 원을 넘었다.

 

재건축 추진 단지의 상승세는 더욱 뚜렷하다. 수내동 ‘양지마을 청구’(전용 197㎡)는 1년 만에 5억원 넘게 오른 28억 8000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 양지마을 금호아파트(전용 84㎡)도 지난달 18억 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양지마을은 지난 10일 성남시에 예비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주민대표단은 한국토지신탁과 업무협약을 맺고 하반기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청구, 금호, 한양 등 총 6개 단지 4392세대 규모로 구성된 양지마을은 재건축 후 약 7500세대의 대단지로 재편될 예정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분당 인접 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용인 수지구는 지난주 0.24%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주(0.12%)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는 89주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시장 과열 우려가 커지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첫 ‘부동산 시장 점검 TF’를 출범했다. 정부는 투기성 자금 유입 차단과 시장 안정화에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수요자 보호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자금이 집중되며 가격이 급등한 만큼 시장의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재건축 기대감은 높지만 규제와 사업비 증가 등 변수가 많아 추진 속도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패닉바잉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에 기반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분당이 선도 재건축 단지로서 시장 심리를 이끄는 가운데 정책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특히 공공기여 부담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성남시는 한시적 완화 방침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기준은 마련되지 않아 주민과의 갈등 소지가 남아 있다.

 

이주대책도 과제로 남는다. 성남시는 지난해 야탑동 유휴부지에 공공주택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주민 반대에 부딪혀 철회했다. 이주 수요에 대한 해법이 없는 상황에서 대규모 정비사업은 결국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오다경 기자 omotaa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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