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그룹이 약 11년 만에 생명보험업에 진출하면서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이를 두고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보험사의 건전성 문제와 내부통제 이슈는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지난 1일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계열사 편입을 마쳤다. 지난해 8월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양사의 보험사 지분을 사들인 지 약 10개월 만이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은행과 증권, 보험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으며, 그간 약점으로 지목됐던 은행업 중심의 수익구조를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순이익 3조 394억 원 중 98.5%(3조 860억 원)가 우리은행 순이익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긴 업력과 탄탄한 판매채널을 갖춘 중대형 생명보험사다. 올해 1분기 기준 양 사의 자산은 각각 35조 1605억 원, 19조 6791억 원으로 합산 시 업계 5위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커 향후 은행 등 기존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도 기대해 볼 만 한다. 우리금융은 고객 중심의 혁신적인 상품개발과 방카슈랑스·GA·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판매기반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일 동양·ABL생명 임직원들에게 보낸 손편지에서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두 보험사의 안정적인 정착과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지난 11일 두 보험사의 계열사 편입을 기념하는 '우리 WON 데이'에서도 “각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며,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더 크고 강한 보험사로 성장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보험사 편입 시너지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판매 채널 확대, 자산운용 협업 등 우리금융의 전략이 효과를 보이면서 그룹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전망이다. 신한금융과 KB금융 역시 생명, 손해보험사를 인수하며 수익 다변화에 성공해 그룹의 전체 실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 내 동양생명 및 ABL생명의 7월 연결 편입으로 자본비율 하락은 최소화 되면서도 그룹 이익이 약 1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기대에 힘입어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오후 2시 30분 기준 우리금융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9%(750원) 2만 6600원이다. 우리금융은 한 달 새 주가가 29.4% 오르면서 금융주 중에서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두 보험사의 자본건전성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 이후 과제로 지목된다. 1분기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K-ICS(이하 킥스) 비율은 각각 127.2%, 104.6%로 금융당국 권고치(130%)를 밑돌고 있다.
외형이 성장한 만큼 내실을 다질 필요도 있다. 앞서 우리은행에서 손태승 전 회장과 관련된 대규모 부당대출이 적발되면서 홍역을 치렀고, 이에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의 경영평가등급을 3단계로 낮추고 경영유의 11건, 개선사항 10건을 지시했다.
이에 우리금융은 지난 2월 사외이사 7명 중 4명을 교체하며 대규모 쇄신에 나섰다. 지난해 말 내부통제 컨트롤타워인 윤리경영실을 신설하고, 올해 초 금융권 최초로 임직원 친인척 개인정보 등록제도 시행했다. 영업현장에는 내부통제관리역-내부통제전문역-내부통제 지점장을 배치해 '3중 관리체계'를 구축했으며 상대평가 중심의 기존 인사제도를 폐지하고 절대평가 기반의 성과평가 혁신팀을 가동했다.
임 회장은 최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경영으로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