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기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이 20여 년의 우여곡절 끝에 공사 착공을 앞두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탄탄한’ 사업으로 마무리되려면 두 차례 심의에서 모두 적격 평가가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24일 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이번달까지 이 시설의 노후된 관로 등 설치를 위한 우선시공분 실시설계를 마치고 다음달 착공할 계획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9월부터 현대화 사업 공모만 4차례 진행했다. 하지만 입찰에 참가한 곳은 줄곧 태영건설뿐이었다.
수천 억 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탓이다.
국비 233억 원, 시비 3506억 원, 원인자부담금 525억 등 총 4264억 원이 소요되는 사업이다.
결국 시는 단독응찰에 따른 최종 유찰을 이유로 사업추진 방식을 변경했다. 이후 태영건설에 설계시공일괄입찰(턴키) 수의계약을 의뢰한 것이다.
시의 계획대로 계약을 체결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다행이겠지만 변수는 아직 있다.
업체가 기본설계평가(우선시공분 실시설계)와 실시설계평가를 통과하는 게 조건이다.
다른 업체들보다 낮은 비용으로 계약하게 될 업체가 제대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을지 등 적정성을 따지는 과정이다.
포스코, GS 등 건설업체는 500억 원가량 인상되면 공사 참여를 검토해 보겠단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 사업을 원점으로 돌려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시 관계자는 “4차 공모까지 유찰된 상황에서 수의계약으로 전환한 것이다 보니 이 금액(사업비)으로 들어올 업체는 없다”며 “사업 방향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경우 사업비 증액을 모색하며 턴키 방식을 유지할지, 아니면 방식을 바꿔 현대화가 아닌 개량으로 갈지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게 된다.
‘재정이냐, 민자냐’ 고민도 다시 나올 수 있다.
그러는 사이 사업은 또 지연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시 관계자는 “태영건설은 자체 공업에 대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업체다. 또 턴키 방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업체가 사업에 대한 보증을 해야 하는 등 책임지게 돼 있다”며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95년에 준공된 승기공공하수처리시설은 연수구·미추홀구·남동구 일부 하수를 처리하고 있다.
고도처리 개량공사 외 ‘대규모’ 시설 개선 없이 운영돼 오면서 오염물질 처리와 악취 등 문제에 시달려 왔다.
주민 불편이 지속되자 인천환경공단은 10억 원을 들여 2020년 악취방지시설 개선 사업을 추진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시는 하수처리시설을 지하화하고 하루 최대 27만 톤의 하수를 처리할 것을 꾀하고 있다. 상부공간에는 공원을 조성하고 주민 편익시설도 설치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지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