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 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사건 당시 국방부 최고 책임자였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첫 소환했다.
17일 오전 9시 57분쯤 이 전 장관은 특검팀에 출석하면서 "오늘부터 시작되는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기회를 통해 저의 입장과 사실관계를 밝혔다. 그런 내용이 바뀐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에게 출국금지 해제 요청서 양식을 부탁한 이유'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출금 해제 문제는 너무 어이없는 것이기 때문에 따로 말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입장이 없느냐고 재차 묻자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했다.
이날 이 전 장관은 '호주 도피성 출국' 의혹 관련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범인도피죄는 범인을 숨겨주거나 도피하도록 도운 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도피 당사자인 이 전 장관은 참고인이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을 상대로 주 호주대사 임명부터 출국·귀국·사임 등 과정 전반에 대해 캐물을 예정이다.
앞서 2023년 12월 7일 채 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를 요청했고, 법무부는 이튿날 이 전 장관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그러던 중 이 전 장관이 이듬해 3월 4일 호주대사로 임명됐고, 법무부는 공수처의 반대 의견에도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이 전 장관은 같은 달 10일 출국해 주호주대사로 부임했다가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방산 협력 공관장회의에 참석한다는 명분으로 11일 만에 귀국했고 25일 사임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에 대한 참고인 조사 후 피의자 신분인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해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 전 장관을 채 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오는 23일 오전 10시 소환할 계획이다.
이 전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재를 번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VIP 격노설'과 수사외압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핵심 인물로 꼽혔다. 그는 지난 7월 특검팀에 의견서를 내고 당시 윤 전 대통령게 전화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