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원 화재 여파, 경기도 행정·민원 마비…"생활 곳곳 막혔다"

2025.09.29 19:00:00 1면

경기도 민원 등 23개 서비스 장애
장례식 절차 지연…현장 불만 폭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정부 전산망이 나흘째 마비되면서 경기도 곳곳에서 행정·민원 서비스가 중단되고 있다. 주민등록과 부동산 거래 신고, 장례 예약까지 멈추면서 주민 불편이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29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도청 소관 23개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문서24, 청원24, 환경신문고, 교통·택시 불편 신고, 정보공개청구 등 주요 민원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수원시에서는 모바일·IC 주민등록증 재발급과 교부가 중단됐고, 여권 발급은 가능하지만 우편 수령은 불가능하다.

 

수원시청 민원실에는 이날 오전부터 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주민센터를 찾은 회사원 이모 씨(42)는 "정부24로 금방 처리하려 했는데 접속이 안 돼 직접 왔다”며 “평소 10분이면 끝날 일을 점심시간 내내 기다려야 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경기도교육청도 차질을 빚었다. 업무포털과 나이스, 하이러닝 등은 대부분 복구됐지만 간헐적 접속 오류가 발생해 교직원과 학생들이 수업·행정에 불편을 겪고 있다.

 

소방·재난 대응에도 공백이 생겼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신고자의 위치를 확인하는 제3자 위치추적 기능이 마비됐다. 영상·인터넷·애플리케이션 신고는 가능하지만 문자메시지 신고는 불가능하다. 한 소방 관계자는 “긴급 상황에서 문자 신고가 안 되면 초기 대응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과 직결된 서비스도 줄줄이 멈췄다.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이 먹통이 되면서 도내 주민들은 거래 신고와 주택 임대차계약 신고를 온라인이 아닌 지자체에 직접 방문해 처리해야 한다. 용인에 거주하는 박모 씨(38)는 "계약 마감일이 다가오는데 온라인 신고가 안 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시 화장장은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마비로 예약 업무가 사실상 중단됐다. 장모상을 치르는 김모 씨(54)는 "화장터를 잡지 못해 장모님을 안치실에 모셨다"며 "장례지도사들이 전화를 걸어 예약을 시도하고 있지만 소식이 없다. 장례를 마무리할 수 없어 하루하루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성남시 화장장 관계자는 "온라인 확인이 불가능해 수기로 예약을 받고 있다"며 "유족과 시간이 맞지 않으면 다른 화장장을 일일이 전화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는 주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대면 접수 창구를 운영 중이다. 국민신문고 복구 전까지는 120 콜센터 비상근무 체계도 유지한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27일 ▲재난안전대책본부·소방상황대책반 운영 ▲시스템 장애 대비 119상황요원 보강 ▲현장대원에게 병상정보 제공 ▲도내 42개 데이터센터 긴급 화재 안전 점검 ▲정부24 장애 대응체계 마련 등 긴급 조치를 지시했다.

 

정부는 이번 화재로 직접 피해를 본 96개 시스템을 대구센터로 이전해 복구하는 데 약 4주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도 관계자는 "이날 도내 31개 시군 부단체장이 모여 회의를 열었고, AI 관련 부서에서 전산망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등 대처하고 있다"며 "도민 불편사항이 없게끔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안규용 기자 ]

안규용 기자 gyong@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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