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재벌 비상장사 순이익, 10년 새 3.8배 급증

2025.10.07 09:25:05

일감 몰아주기·세습 수단 악용 우려도 제기

 

국내 10대 재벌그룹 산하 비상장 계열사들의 순이익이 10년 만에 3.8배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성장률은 상장사보다 낮지만, 순이익 증가 속도는 오히려 두 배 이상 앞서며 불투명한 내부 거래와 세습 구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포털 자료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사 수는 현재 840개이며 이 가운데 비상장사는 722개에 달한다.

 

이는 10년 전(479개)보다 약 51%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상장사는 97개에서 118개로 2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비상장사가 가장 많이 늘어난 그룹은 SK그룹(65개 → 177개) 으로 112개 증가했다. 이어 한화(45개 → 106개), 신세계(22개 → 53개), 현대자동차(40개 → 62개) 순으로 확대됐다.

 

특히 비상장사들의 이익 규모가 눈에 띄게 커졌다. 10대 그룹 소속 비상장사들의 2024사업연도 말 기준 순이익은 7조 9237억 원으로, 10년 전(2조 827억 원)보다 280.5% 증가했다.

 

비상장사 수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1곳당 평균 순이익도 43억 원에서 110억 원으로 약 2.5배 상승했다.

 

삼성을 제외한 9대 그룹만 따져보면 비상장사 순이익은 8689억 원으로 10년 전(1264억 원)보다 587.3%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상장사 순이익은 38조 6573억 원에서 79조 232억 원으로 104.4% 증가해, 비상장사 성장률에 한참 못 미쳤다.

 

자산총액은 상장사 68.2%, 비상장사 71.8% 증가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매출액 증가율은 상장사 42.1%에 비해 비상장사는 30.8%에 그쳤다. 매출보다 이익이 훨씬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비상장사가 일감 몰아주기나 오너 일가의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비상장사는 공시 의무가 제한적이라 외부 감시가 어렵고, 총수 일가가 지분을 많이 보유한 회사일수록 내부거래로 이익이 집중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GS그룹 비상장사 삼양인터내셔날은 최근 1년간 100억 원의 배당을 실시, 당기순이익(91억 9000만 원)을 웃도는 현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배당금 대부분은 오너 일가에 돌아갔다.

 

카카오그룹 비상장사 케이큐브홀딩스는 33억 5000만 원의 순손실을 냈음에도 김범수 창업자에게 150억 원을 배당했다.

 

부영그룹 광영토건, 효성그룹 효성투자개발 등도 순이익을 초과하는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 전문가들은 “비상장 계열사 중심의 이익 집중은 조세 회피와 지배구조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기업 비상장사에 대한 회계공시 강화와 내부거래 감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박민정 기자 mft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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