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훈 신한카드 대표, 순익 31% 급락…내부에선 '성과보다 정치적 배경'

2025.11.06 09:27:52 5면

파격 인사 1년 만에 경쟁사 대비 역성장
조직개편·기강 강화에도 실적 반등 실패

 

‘플랫폼 기업’을 선언한 신한카드가 오히려 순익 급감으로 체면을 구겼다. 박창훈 대표 선임 이후 첫해 실적이 뒷걸음치며, 파격 인사에 대한 ‘정치적 인사’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6일 신한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80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2% 감소했다. 상반기 순익도 2466억 원에 그쳐 전년 대비 35% 줄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1조 892억 원), 신한투자증권(1005억 원), 신한라이프(1702억 원)이 모두 흑자를 늘린 것과 대조적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박창훈 대표를 임명하며 본부장급에서 사장으로 ‘파격 승진’을 단행했다. 당시 그룹은 디지털·플랫폼 중심의 혁신 전략을 내세우며 조직 슬림화와 수익구조 전환을 추진했다. 그러나 실적은 기대와 달리 하락세가 이어지며, 내부에선 “성과보다 정치적 배경이 작용한 인사였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카드업계는 최근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와 구독형 멤버십, 데이터 기반 개인화 서비스로 경쟁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PLCC 제휴 확대를 통해 78%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고, 삼성카드는 전자·멤버십·커머스 생태계를 결합해 온라인 결제 중심의 락인(Lock-in) 효과를 높였다.

 

반면 신한카드는 2018년부터 AI 기반 초개인화 전략을 선제적으로 도입했음에도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삼성카드와의 3분기 순익 격차는 1169억 원에 달했고, 현대카드는 카드사 중 유일하게 누적 순익이 6.2% 증가했다.

 

박 대표는 실적 부진 속에서도 ‘기강 강화’에 집중하며 논란을 낳았다. 그는 내부 회의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집중 근무를 원칙으로 한다. 자율보다 집중이 우선”이라며 자율근무제를 사실상 제한했다. 이어 “술 먹다 걸리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언급해 내부 반발이 일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직 개편과 전략 리뉴얼은 눈에 띄었지만 실적과 시장 신뢰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며 “파격 인사였던 만큼 초반 성과가 중요했지만 결과적으로 후발주자 모델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회원 기반 확대와 마케팅 효율화를 병행하고 있다”며 “단기 실적보다 질적 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구체적 숫자와 실적 증명”이라며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신한카드의 과제는 단순한 회복이 아니라, 디지털 마케팅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 경기신문 = 공혜린 기자 ]

공혜린 기자 heygong0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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