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조성진, 지휘자 김선욱 한 무대...경기필하모닉, 아름다운 선율로 관객 '감동'

2025.12.12 10:13:41 10면

경기아트센터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협연 선봬
차이콥스키 환상 서곡 '로미오와 줄리엣' 등 아름다운 연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경기필하모닉)가 아름다운 선율로 관객들을 매료시키며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경기필하모닉은 11일 경기아트센터에서 ‘마스터즈 시리즈'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김선욱 예술감독과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함께한 이번 공연은 올해 1월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되며 클래시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공연의 오프닝은 차이콥스키의 환상 서곡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화려하게 문을 열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1869년 완성된 작품으로, 서정적 선율과 극적 구조가 조화를 이루는 관현악곡이다. 장엄하고 비극적인 서주가 길게 이어지며 곡의 분위기를 잡았고, 하프의 잔향은 신비로운 색채를 더했다.

 

김선욱 감독의 지휘 아래 1주제는 전투적이며 웅장하게 전개됐고, 첼로와 베이스 위에 펼쳐진 관악의 힘 있는 연주는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이어 클라리넷과 플루트에 하프가 더해지자 분위기는 잔잔하게 전환되며 곡은 자연스럽게 2주제로 이어졌다.

 

사랑을 상징하는 2주제는 밝고 조심스럽게 시작됐고, 빠른 템포와 타악기 사운드가 더해지며 감정의 고조를 그렸다. 템포가 다시 느려지면서 형성된 신성한 분위기 속 오케스트라는 두 연인의 비극적 결말을 절제된 감정으로 묘사했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조성진은 뜨거운 환호 속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경기필하모닉과 협연을 펼쳤다.

 

이 작품은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카프리스 24번’을 주제로 한 변주곡 형식의 협연곡이다. 짧고 강렬한 서주 후 변주 1~10에서는 피아노의 화려하면서도 맑은 음색이 서정적 선율을 이끌었고, 중반부에서는 잔잔함과 어둠이 교차하며 긴장이 고조됐다.

 

라흐마니노프가 ‘사랑의 에피소드’라 부른 11~18번 변주에서는 감정의 깊이가 더욱 짙어졌으며, 특히 18번 변주에서 피아노와 현악기의 조화가 정서적 절정을 만들었다. 후반부는 빠른 템포로 치닫으며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치열하게 호흡을 주고받았다.

 

조성진의 정제된 연주와 섬세한 표현력, 김선욱 감독의 균형 잡힌 지휘가 작품의 여운을 길게 남겼다.

 

15분의 인터미션 후 시작된 2부에서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6번 ‘비창’이 연주됐다. ‘비창’은 인간 내면의 절망과 희망, 삶의 덧없음을 극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1악장은 크레센도로 전개되며 사운드가 층층이 쌓이고, 더블베이스 위로 바순의 솔로가 펼쳐지며 고통의 선율을 그렸다. 이어지는 2·3주제는 밝음과 거침을 오가며 대조적 흐름을 만들었다.

 

마지막 4악장에서 ‘비창’은 섬세한 다이내믹과 낮은 관악기의 울림 속에 삶의 끝자락에서 느껴지는 비애를 조용히 가라앉히며 마무리됐다.

 

평일에도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연신 박수갈채와 함성을 보내며 공연을 향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경기필하모닉의 이번 시리즈는 12일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되는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서혜주 기자 judyjudy1017@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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