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가평군홍보대사 이가연 가수

2026.02.05 20:00:00 14면

국가유공자 미망인 트로트 가수 이가연 30년 이어진 망부가(忘夫歌)
남편 순직 후 여성 사업가로 살다 2018년 트로트 가수로 새 삶
"아버지 없이 자란 아들에게 가장 미안… 보훈가족 아픔 보듬는 노래 부를 것"

 

국가유공자 미망인으로 또 여성 사업가로 질곡(姪梏)의 삶을 살다 50대 중반의  늦은 나이에 트로트 가수로 변신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가연(이혜숙) 씨가 5년만에 "오늘은 여기까지" 란 신곡을 발표해 2026년 신년초 부터 새롭게 조망받고 있다.

 

항상 트로트 가수 이가연 씨에게는 '국가유공자 미망인 출신 트로트가수', '여성사업가 출신 트로트가수' 등의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촉망받던 대한민국 공군 중령의 아내였던 이가연 씨는 결혼 17년 차였던 지난 1996년 5월 갑자기 남편이 순직하며 힘겨운 인생길을 걷게 된다.

 

늘 믿고 의지했던 남편의 빈자리가 너무 커 한때 세상을 멀리한 채 운둔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남편과의 사이에 남겨진 어린 아들과 자신의 삶을 포기할수 없어 2002년 경기도 가평에서 펜션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은 쉽지 않았다. 수많은 난관을 만난 끝에 결국 펜션사업마저 실패한 그녀는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절망에 빠진 그녀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으로 다가온 것이 노래였다.

 

우연히 펜션에 묶게 된 가수 심우섭 씨가 일찍 떠난 남편을 그리며 흥얼거리는 그녀의 노래 실력을 눈여겨봤고 이후 임형언 작곡가를 소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가수 데뷔를 권해 결국 지난 2018년 펜션 사업가에서 트로트  가수로 변신했다.

 

이가연은 비록 늦은 나이에 트로트 가수로 데뷔했지만 고음에서 비음에 베어 나오는 음색으로 트로트 가요 특유의 '맛깔스러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임형언 작곡가는 "특색있는 보이스컬러와 가슴에 맺힌 한이 조화를 이뤄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뿜어내고 있다"며 이가연의 트로트 가수 데뷔를 적극 지원했다.

 

사실 이가연의 가수에 대한 꿈은 남편이 심어줬다. 생전에 영화와 음악을 광적으로 좋아했던 남편은 평소에도 노래에 소질을 보였던 그녀에게 "목소리가 타고났다"며 가수 데뷔를 권했고 직접 오동식 작곡자에게 부탁해 음반 취입을 준비하던 중 남편의 갑작스런 순직으로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올해로 가수데뷔 5년 째인 이가연 씨는 그동안 '바라기', '사랑초', 남이섬 연가', '회오리 사랑', '가평 여인' 등을 연이어 발표하며 지역색이 짙은 노랫말로 중·장년층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이가연 씨가 특히 애착을 가지고 있는 '회오리 사랑'은 그녀의  망부가(忘夫歌)이기도 하다.

 

이가연 씨는 최근 보훈처가 보훈부로 격상된데 대해 "보훈 가족의 한명으로 참 뜻깊은 결정이라 생각한다"며 "수많은 보훈 가족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가연 씨는 특히 "아버지 없이도 잘 자라 준 아들에게  가장 미안했다"며 "자식에게 미안한 마음은 다른 모든 미망인도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속내를 밝혔다.

 

이가연 씨는 또 2년전 현충일 기념사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시는 분들을 제대로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모두 이 나라의 주인이고 주권자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뉴스를 보며 펑펑 울었다고 털어놨다. 

 

순직한 군인의 아내로 힘겨운 생을 살아가는 그녀에게 국가유공자에 대한 정부의 처우는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와중에 대통령이 직접 국가유공자와 그가족에 대한 처우개선을 약속하자 고맙고 야속한 마음이 교차했다는게 그녀의 설명이다.

 

노래를 시작한 뒤 이가연 씨의 인생은 달라졌다. 삶에 대한 강한 의지도 생겼고 이제는 트로트 가수로서도 조금씩 명성을 얻고 있다. 삶의 터전으로 삼고있는 가평군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연예 예술상 예총 회장상(연예 예술발전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이가연 씨는 올해  '가슴은 사랑뿐인데(김인철 작사·작곡)' 오늘은 여기까지'(김병걸 작사·김인철 작곡)등 신곡을 내놓았다. 이와함께 트로트 메들리(80곡)도 곧 발매할 예정이다.

 

국가유공자 미망인으로, 여성 사업가로 살다 이제는 트로트 가수로 제3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가연 씨는 "펜션 사업을 시작할 당시 '나와 같은 슬픔을 지닌 사람들이 물 맑고 공기좋은 곳에서 힐링할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도 같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군인으로 순직한 남편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내 노래를 들으며 같은 슬픔을 지난 많은 분들이 조금이라도 힘을 얻게 된다면 좋겠다"며 국가유공자 미망인으로서 또 주목받는 중년 트로트 가수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 경기신문 = 김영복 기자 ]

김영복 기자 kyb@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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