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 한 복지관이 회원들의 강사 수업 보이콧(거부 운동)을 알고도 대응 매뉴얼이 없다며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관은 강사를 1년 계약직으로 채용한 만큼 회원들의 지속적인 협박에도 해당 기간까지 교육권을 보장했다고 해명했다.
5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어르신을 주 회원으로 둔 동구의 한 복지관은 지난해 초부터 탁구강좌에서 수강을 신청한 회원들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강사 A씨가 복지관에 회원 B씨간의 오해에 따른 갈등으로 B씨를 비롯해 그와 친분이 있는 다른 회원들까지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중재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A씨는 B씨 일행이 다른 회원들의 수업 참여를 막기 위해 고의적으로 문 앞을 막거나 수업이 없다고 거짓 안내하는 등 훼방을 놓고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오해가 생겨난 원인에 대해서는 A씨가 B씨가 없는 수업에서 다른 회원들을 상대로 기분 나쁜 말을 해 수치심을 줬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복지관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수업을 폐지하지 않는 것 외에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는 않았다. 결국 A씨는 회원들이 사실상 참여하지 않는 수업을 수개월 째 지속하면서 연말에 진행한 재계약 심사에서 사실상 탈락했다.
A씨는 “한때 B씨하고는 오라버니라 부를 정도로 친한 사이였다. 그랬던 사람이 갑자기 돌변하더니 수업을 하지 못하게 훼방을 놨다”며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알려주고 오해를 풀면 될텐데 아무리 연락해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B씨가 없던 수업에서 장난스럽게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를 두고 망신을 준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회원을 통해서야 겨우 알았다”며 “복지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한 채 강사직을 내려놨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B씨는 A씨가 평소 자신을 비롯한 회원들을 무시하는 발언을 자주해 자연스럽게 생겨난 수업 거부라고 반박했다. 몇몇 회원들이 거부 운동을 하자 평소 기분이 좋지 않았던 회원들도 합세했다는 주장이다.
B씨는 “저도 기분은 나빴지만 A씨와 친분이 있어 넘어가려고 했다. 많은 회원들이 복지관에 탄원서를 내는 등 수업거부를 했고 자신도 결국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회원들은 A씨 편을 들었지만 94~95% 수업을 거부할 정도로 행실이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복지관은 강사와 회원간 갈등이 생겨도 이를 중재할 매뉴얼이 없다는 입장이다. 어르신들의 입장을 우선으로 두는 기관 성격상 회원들의 횡포를 막을 명분이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관련법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언급돼 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계약직 강사와 복지관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 복지관은 의무적으로 강사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해줘야 한다.
이 때문에 복지관은 강사와 회원간 갈등으로 수업거부 등 여러 민원이 발생해도 계약기간 동안의 수업권을 보장하고 있다.
문제는 회원들의 민원이 오랜 기간 지속된데다 업무능력을 평가해 재계약을 하는 업종 특성상 높은 점수를 받기는 어려워 재계약이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송다영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복지관이 강사를 채용하는 부문에 대해선 검증 등 많은 방안이 도입돼 이미 적용하고 있다”면서도 “수강생과 갈등이 생겨나면 보호할 방법이 많지 않다. 이에 대한 지원 법안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복지관 관계자는 “A씨가 중재를 요청했을 때 가만히 있었던 게 아니다. 간담회 등을 열며 서로가 오해를 원만히 풀수 있도록 지원했지만 입장차가 너무 컸다”며 “그럼에도 계약기간 동안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끝까지 강의를 여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지우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