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한강2신도시가 정부의 지구지정 발표 이후 1년 8개월이 지나도록 지장물조사가 사실상 멈춰 서면서, 예정지 주민들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다.
4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포한강2신도시 개발 계획이 발표된 뒤 약 4년간 수천 명의 지역 주민들이 재산권 침해를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2년 11월 이 지역을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했다. 직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일정 면적을 넘는 토지는 사전에 토지 이용목적을 명시해 관할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매매가 가능하다.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 설치, 토지 형질변경, 토석 채취, 토지의 분할·합병, 식재 등의 행위도 제한되고 있다.
주민들은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신세”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 지역은 지하철 5호선 연장을 전제로 역세권 콤팩트시티 개념을 적용해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로 명명되면서 기대감이 높았다. 동서로 나뉘어 조성된 김포한강신도시의 가운데 부분에 공급 규모는 4만 6000호다. 정부는 기존 신도시가 지리적으로 분절된 점을 보완하고 동시에 광역교통, 자족시설 등을 도입해 수도권 서부지역의 스마트 자족도시로 발전시킨다는 장대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2024년 7월 공공주택지구 지정 고시가 있었을 뿐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4년째 재산권 침해를 받고 있다고 주민들은 호소하고 있다.
신도시 발표 직후 토지거래는 급격히 위축됐다. 토지 소유자 대부분은 금융권 대출을 받아 농지와 주택을 유지해오던 형편이다. 보상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매달 수백만 원의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주민 A모(59)씨는 “보상이 곧 이뤄질 줄 알고 버텼지만 2년이 다 돼 가는데 진척이 없다”라며 “거래도 못 하고, 개발도 못 하고, 이자만 쌓인다”고 토로했다.
지장물조사는 토지 위 건축물·수목·영농시설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공공택지 개발시 보상의 출발점이지만 현장에서는 조사 일정 안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관계 당국의 지장물조사가 지연되면서 보상 산정의 기초 작업조차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지역에서 영농을 이어가던 농민들도 피해를 호소한다. 비닐하우스와 축사, 창고 등 시설 보완이 필요한데도 향후 보상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농사를 짓고 있는 한 주민은 “시설이 낡아도 고치지 못한다. 괜히 돈을 들여 고쳤다가 보상 산정에서 인정 못 받으면 손해를 크게 볼 수 있다”며 “농사도 어느 정도 계획적으로 해야하는데 이도 저도 못 하는 상황이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상가·주택 소유주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임대 수요는 줄고, 매매는 끊기면서 자산가치가 사실상 동결됐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개발 발표만 해놓고 방치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라며 “일정이라도 명확히 제시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에 대한 택지 개발사업이 늦어지면 김포 지역경제 전반에도 부정적 파급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한다. 거래절벽과 소비 위축, 금융부담 증가는 그렇지 않아도 불경기를 겪고 있는 지역 상권 침체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포한강2 10개 구역 주민대책위 1000여 명은 조속한 지장물조사 일정 공개, 단계별 로드맵 제시를 요구하며 경남 진주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희망 고문은 그만하라”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토지주는 "무엇보다 속도감 있는 행정과 책임 있는 소통이 선행돼야 한다"며 "멈춰 선 시간이 길어질수록, 주민들의 삶은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포시 관계자는 “김포한강 2 공공택지개발 지장물 조사를 현재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며 시는 조속 추진을 위해 노력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천용남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