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의 폭등… 아스콘 업계, “정부 대책 없으면 문 닫는다”

2026.03.22 14:09:39 1면

정유사, AP 가격 4월부터 최대 500원 통보
LNG·운송비까지 동반 상승…생산 중단·공장 폐쇄 우려

 

“20년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정부 대책이 없으면 문을 닫아야 합니다.”

 

지난 20일 화성시 양감면에 있는 한 아스콘(아스팔트·콘크리트) 공장 앞에서 만난 직원은 "이러다 공장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무조건 허리띠를 졸라 맨다고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란 사태 이후 아스팔트(AP) 가격 폭등과 정유사들의 추가 인상 통보가 아스콘 업계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LNG 가스 가격 상승과 운송비 증가까지 겹치며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오는 4월부터는 정유사들이 AP가격을 최소 350원, 최대 500원까지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서 업계 전체가 폐업 위기까지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보니 이미 완성된 아스콘 더미가 쌓여 있었지만, 작업장 안은 평소보다 한산했다. 

 

공장 직원 A씨(59)는 “보통 유가가 오르면 아스콘 단가가 10~20원 정도 오르는 게 일상이었는데, 이달에는 갑자기 100원 인상 통보를 받았다"면서 "그런데 정유사 쪽에서 4월부터는 최소 350원, 최대 500원까지 올린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단가가 650원 정도인데 이게 최대 70% 이상 뛰는 것이다. 20년 만에 처음 보는 폭등”이라면서 손사래를 쳤다.

 

아스콘은 아스팔트유를 160~180도까지 가열해 골재와 섞는데, 이 가열 과정에 LNG가 대량으로 들어간다. 

 

LNG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산원가 부담이 커졌고, 기름값 상승으로 운송비까지 덩달아 올랐다.

 

다른 직원 B씨는 “정부가 빨리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으면 정말 경영이 어렵다. 최악의 경우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B씨는 “우리나라 정유사는 정제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마음만 먹으면 필요한 보급유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데, AP는 정제 마지막 단계의 불순물이라 정유사들이 굳이 빼주려 하지 않는 것 같다”며 “결국 단가는 정유사가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을 안 내려주면 아스콘 업계는 폐업밖에 길이 없다”고 토로했다.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다른 아스콘 공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C씨(47)는 “아스콘은 월별로 단가가 바뀌는데, 지금 수급 자체가 너무 어렵다. 4월부터 더 오른다고 하니 현재 비축된 AP가 다 떨어지면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C씨는 창고 한쪽에 쌓인 자재를 보며 “이게 다 소비되면 끝”이라면서 한숨을 내쉈다. 

 

실제로 최근 일부 아스콘 업체들은 이미 생산량을 30~40% 줄인 상태다. 

 

도로공사 발주가 줄어들고, 민간 공사도 원가 상승으로 미뤄지면서 수요까지 동반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 폭등은 단순한 원자재 문제가 아니다. 전국 도로망을 유지하는 핵심 산업이 벼랑 끝에 서 있다. 정부가 서둘러 손을 내밀지 않으면, 올여름 도로 곳곳이 포장 공백으로 몸살을 앓게 될지도 모른다. 

 

아스콘 업계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정부 대책을 촉구하면서 “이대로 가면 전국 200여 개 아스콘 공장 중 상당수가 문을 닫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최화철 기자 ]

최화철 기자 iro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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