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생각해봐요] ‘결정적 선거’ 6·3 지방선거

2026.04.21 06:00:00 15면

 

세상사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결정적 선거’라는 말이 있다. 기존의 정치적 쟁점과 지역적 권력 기반·정당의 전통적 이념 토대가 무너지고 새로운 물갈이를 통해 승기를 잡는 선거를 말한다. 미국 정치학자 월터 버넘이 “미국에서는 가끔 선거 혁명이 일어나 정치와 사회의 기본 체질을 결정적으로 쇄신한다”며 도입한 용어다. 1960년 존 F 케네디·1980년 로널드 레이건·2008년 버락 오바마·2016년 도널드 트럼프 당선이 좋은 예다.

 

이런 점은 6·3 지방선거 공천에서 여야 주요 광역단체장 대진표를 보면 새 인물 중심의 더불어민주당 후보 면면이 두드러진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축으로 외연 확장과 조직 결집을 동시에 추진하는 모습인 반면,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의 방미 행보를 둘러싼 ‘미스터리’ 속에서 지지층 결집 전략에 허점을 노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16곳의 시·도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확정했다. 민주당은 조기 후보 확정을 통해 ‘컨벤션 효과’와 조직 정비를 동시에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20일 11곳의 공천을 확정했지만 대부분 현직이다. ‘새 얼굴’이 적다 보니 쇄신과 거리가 멀다.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 선거가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회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주는 ‘줄투표 현상’을 보인다. 투표율과 중도층의 향배가 관건이지만, 지금 판세가 유지되면 민주당은 입법·행정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높은 지지율을 누리는 것은 국민의힘의 지리멸렬에 따른 반사이익 덕분이다. 오죽하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역대급 야당 복을 누린다’는 평가까지 나오겠는가.

 

손양(孫陽)은 춘추전국시대 초나라 사람이다. 말(馬)의 관상을 볼 줄 아는 사람이라서 말을 보면 성질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는 눈이 있었다. 하루는 길을 가다가 소금 수레를 끌고 가는 말을 만났다. 천하를 누벼도 시원치 않을 천리마가 일개 수레를 끌고 가는 것을 보고 그가 다가가 자기 옷을 벗어 말의 등에 덮어 주자 말은 머리를 들고 소리 내어 울었다 한다.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손양을 일컬어 ‘백락(伯樂)’이라고 불렀다. 본래 백락은 천마(天馬)를 다스린다는 별의 이름이다. ‘백락이 있은 연후에야 천리마가 있다’는 고사의 유래다. 어느 땅·어느 사회·어느 조직엔들 쓸 만한 사람이 없을까. 사람을 알아보는 눈과 기르는 노력이 부족할 뿐이다. 사실 인재를 얻는다는 것은 비단 한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와 국가를 생각할 때 굉장히 중요한 과제다.

 

그럼 누구를 위한 인재여야 할까. 중국 전국시대에 인재를 골라 쓰는 일에 골몰하는 제나라 선왕에게 간언한 맹자의 간언을 들어 보자.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백성이고 다음은 사직이며 임금은 이보다 가볍다(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

 

요즘 말로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물을 먼저 뽑고, 국익과 권력자에 대한 충성도 순서로 정하라는 의미다. 전문성과 도덕성·미래 비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지선은 선진민주주의 정착을 위한 분기점이다.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선진 문화국가 건설이라는 시대정신을 충족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 한국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성숙시켜야 할 기회다.

황종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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