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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대로 해 아들"…차분한 분위기 속 학부모들의 '간절한 응원'

 

“하던 대로 해. 알았지, 아들.” 어머니는 아들을 꼭 끌어안았다. 아버지는 말없이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

 

다른 어머니는 자신이 운전하고 온 차에서 내려 자녀를 계속 챙긴다. “도시락 챙겼어?” “응”, “신분증은?” “가방에”. 자녀의 답변은 짧았다.

 

무뚝뚝한 자녀가 시험장 안으로 들어서자 어머니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두 손을 모은 채 가만히 지켜봤다. 

 

자녀의 모습이 눈에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어머니는 추운 날씨에도 미동도 없이 지켜봤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인 3일 시험장 앞 풍경은 예년과는 달리 차분하고 조용했다. 

 

교문 앞에 진을 치고 “화이팅”, “수능 대박”을 외치며 따듯한 커피나 차를 건네는 각 고교 후배들의 그 흔한 응원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사람들이 모이는 이벤트들은 전면 금지됐다.


대신 교문 앞에는 경찰과 학교 보안요원, 그리고 교통정리를 하는 인원(택시기사)이 있었다.

 

방역을 위해 외부인의 출입을 이전보다 더욱 철저히 통제했다.

 

남양주 별내고등학교 앞에서는 한 어머니가 “아들이 도시락을 놓고 갔다. 들어가야 한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경찰은 “들어갈 수 없으니 전화를 해 나오라고 하세요”라고 안내했다.

 

“아들이 전화를 안 받아요. 금방 갖다주고 오면 안 될까요”라고 묻자, 경찰은 학교 관계자를 불러 상황을 설명했고, 보안요원의 도움을 받아 도시락을 아들에게 건넨 뒤에야 어둡던 표정이 밝아졌다. 

 

용인 흥덕고등학교 앞은 자녀들을 데려다주기 위한 부모들의 차량이 몰리면서 2차선 도로가 잠시 혼잡해졌다. 경찰 4명이 나서 교통 통제를 하자 금세 교통은 원활해졌다.

 

 

 

학생들은 학교 건물 1층 안으로 들어서면 출입구에서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발열 체크와 개인 손소독 등을 한 후 시험실로 들어갔다. 

 

관계자는 “아직까지 37.5도를 넘는 학생은 없다”면서 “발열 환자가 확인되면 격리실에서 시험을 본다”고 기자에게 설명했다.

 

입실 완료시간(8시10분)을 넘어 황급히 달려오는 수험생도 있었다. 오전 8시 15분쯤 대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수능을 보러왔다는 A(29)씨는 “늦어서 못 들어갈 줄 알았는데 다행이다”며 계단을 올라갔다.

 

본래 입실은 오전 8시10분까지 해야 하지만, 시험시간인 8시40분까지도 들어갈 수는 있다.

 

 

오전 8시20분쯤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수험생을 태운 경찰 오토바이가 도착했다. 해당 수험생은 경찰에게 인사하고 시험장으로 빠르게 뛰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흥덕IC사거리에서 학부모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며 “고사장을 청덕고등학교로 잘못 알고 뒤늦게 신고해 오토바이로 겨우 도착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경기도에서는 19개 지구 342개 시험장에서 수험생 13만7690명이 응시한다.

 

수험생 가운데 확진자는 남부와 북부 각 2곳씩 마련된 병원시험장에서, 자가격리자는 27개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다.

 

[ 경기신문 = 유연석·박한솔·신연경·김민기·김기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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