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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타피해 박철우의 작심 발언…12년 전 이상열 폭력 공개 비판

 

프로배구 남자부 한국전력 박철우(36)가 과거 자신을 폭행한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을 공개 비판했다.

 

박철우는 18일 열린 OK금융그룹과의 경기가 3-1 승리로 끝난 뒤 인터뷰에서 12년 전에 자신을 때렸던 이상열 감독에 대해 여전히 트라우마가 있음을 전했다.

 

박철우는 경기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정말 피꺼솟이네.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그 글을 남긴 이유에 대해 박철우는 "시즌 중 이런 얘기를 꺼내 KB손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면서도, "이상열 감독님의 기사를 보고 종일 힘들었다. KB손보 감독이 됐을 때도 힘들었는데, 현장에서 마주칠 때도 힘든 상황에서 그런 기사를 보니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철우가 언급한 기사는 이 감독이 전날 우리카드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최근 배구계 학교폭력 파문에 대해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떤 일이든 인과응보가 있더라. 저는 그래서 선수들에게 사죄하는 느낌으로 한다"고 말한 것이다.

 

이 말은 박철우의 트라우마를 건드렸다. 이상열 감독은 2009년 국가대표팀 코치일 때 대표팀의 주축이었던 박철우를 구타해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박철우는 구타로 상처 난 얼굴과 복부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하고 뇌진탕과 이명 증상이 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당시에도 박철우는 배구협회가 기자회견 개최 대신 자체 해결을 유도했지만, "이번 일은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 공적인 일"이라며 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사랑의 매'에 대해서는 선을 긋기 어렵지만 그 이상의 폭력이 가해졌을 경우 선수들도 그 이상의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협회에서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어떤 노력을 할지 묻고 싶다"고 근본적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박철우는 이상열 감독이 반성하고 더 나은 지도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엔 변함이 없다면서도 이 감독의 폭력 성향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감독이 대학 지도자 시절에도 선수에게 '박철우 때문에 넌 안 맞는 줄 알아'란 말을 한 것으로 들었다"며 이 감독이 예전부터 '사랑의 매' 수준을 넘어서는 체벌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박철우는 "정면 돌파해 이번 기회에 뿌리 뽑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말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감독은 자격 정지 징계 처분을 받았지만, 2년 만에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 운영위원 자격으로 코트에 돌아왔다. 재기 기회를 줘야 한다는 배구인들의 요청이 있었다는 게 KOVO 측 설명이었다. 이후 대학 지도자와 해설위원을 거쳐 지난해 말 KB손보 사령탑에 올랐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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