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 감독의 비운의 역작 ‘외계+인’ 2부를, 영화는 세 가지 좋은 점을 찾을 수 있으면 '좋은 영화'라는 원칙 아닌 원칙에 입각하여 분석해 본다. ‘외계+인’ 2부에 좋은 점 세 가지는 있는가. 있다면 그건 무엇인가. 일단 이 영화의 복잡한 줄거리부터 대략 파악하고 가는 게 좋다. 그건 결코 스포일러가 아니다. 스토리의 설정 ‘외계+인’ 1,2부는 알려져 있다시피 외계인 설정이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외계인들은 인간의 몸속에 자신들의 죄수를 가둬 놓았는데 어느 날 이들 죄수들이 인간의 몸에서 탈출하면서 가공할 사태가 벌어진다. 주인공은 이안(김태리)이고 이안의 아버지(김우빈)가 이들 탈출한 범죄자 외계인들을 추적하는 인물이다. 그의 복제 프로그램이 바로 AI 썬더(김우빈)이다. 썬더는 과거 시대에는 우왕과 좌왕(신정근 이시훈)이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돼 이안을 돕는다. 보다 정확하게는 얼치기 도사인 무륵(류준열)의 눈과 발이 되어 이안의 뒤를 쫓는다. 무륵은 어릴 때 위기에 처한 이안의 목숨을 구해주었으며 10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 둘은 서로 좋아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외계인 범죄자 중에 대장은 설계자(소지섭)이다. 그에 준하는 또 다른 빌런은 자장(
김한민의 역작 ‘노량 : 죽음의 바다’는 서사(敍事)의 협공과 그 전략이 뛰어난 작품이다. 흔히들 이 영화는 해상 전투 신의 압도적인 비주얼이 최대 장점이자 볼거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총 152분의 러닝 타임 동안 이렇다 할 전투 장면은 70분이 지나가도록 나오지 않는다. 그 비교적 긴 시간을 김한민은 임진왜란 7년의 전쟁이 갖는 의미, 그것이 어떻게 노량의 전투로 이어지는가를 보여 주려 애쓴다. 그건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읽혀져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말과 생각이 굉장히 중요한데 김한민은 그 ‘논리와 사고’를 위해 얼마나 자신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는가를 촘촘히 보여 주려 애쓴다. 핵심적인 화두는 이순신 역의 김윤석이 해내는 대사이다. 이순신은 조명(朝明) 연합 수군의 명나라 측 총 도독인 진린(정재영)이 이제 그만 적당히 저들, 왜군에게 퇴로를 열어 주자는 제안에 대해 끊임없이 같은 말을 반복한다. “이번에야말로 저들을 완전히 섬멸시켜야 합니다.” 그는 부하들에게도 같은 말을 똑같이 한다. 부하들 중 충성스러운 장수인 송희립(최덕문)마저도 이제 이미 이긴 전쟁이니 더 이상의 희생은 그만했으면 한다. 그런 그에게 이순신은 말한다. “아직도 내 뜻을 모르겠
우연찮은 기회에 지난 3~4/4분기 동안 전라북도 8개군 6개 도시를 다닌 적이 있다. 작은 극장을 순회했다. 8개 군이라 하면 부안 고창 순창 임실 장수 진안 무주 완주군을 말하고 6개 도시라면 전주 군산 익산 김제 정읍 남원시를 말한다. 전라북도는 다른 지차체에 비해 면적이 그다지 큰 편은 아니다. 대체로 전주에 머물며 하루 일정으로 동쪽 지역의 군을 다니고 또 다른 하루 일정으로 서쪽 지역 군을 다니곤 해도 됐을 정도다. 그렇게 다니면서 뛰어난 지역 풍광(마니산 같은)이나 지역 발전의 모티프(임실 치즈 같은)때문에 감동을 받기도 했지만 거의 대부분은 충격을 받았다. 인구 때문이었다. 8개군의 평균 인구는 대체로 2만명 안팎. 거의 절멸 수준이었다. 특히 젊은 층 인구는 거의 씨가 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전북 도와 각 군, 시가 의지를 가지고 40석~60석 수준의 지역 극장을 만들어 영화 문화의 확장을 꾀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음에도 불행하게도 그 선의의 역할이 거의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역력해 보였다. 유일하게 극장 문화가 극장 문화답게 유지되는 곳이 무주 군으로 보였는데 그건 순전히 이곳의 무주산골영화제가 자리를 잡았기 때문
육상효 감독의 신작 ‘3일의 휴가’는 장르상 판타지로 분류돼 있지만 그 내면을 조심스럽게 따라가다 보면 사실은 공포영화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105분의 러닝 타임 내내 극장 안에는 거의 통곡에 가까운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이 영화를 보면서 울지 않는다면 세상 최고로 무감각한 냉혈한 소리를 듣거나 적어도 자신의 부모를 사랑하지 않는 인간이란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심지어 세상에서 제일 나쁜 인간 소리를 듣게 될 수도 있다. 당신의 돌아가신 엄마가 결국 당신을 버릴 수도 있다. 그건 ‘13일의 금요일’의 아이스하키 복면을 쓴 연쇄살인마에게 쫓기는 꿈만큼 무서운 일이다. 아무리 무심한 인간인들 엄마 얘기에 등을 돌려서는 안된다고, 죽은 엄마에게조차 버림받을 정도로 눈물 한 방울 없는 인간이 돼선 안된다고 우리는 유치원 때부터 들어오며 자랐기 때문이다. 영화 ‘3일의 휴가’는 엄마 얘기이다. 그것도 죽은 엄마다. 자신이 임종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한 엄마가, 뒤늦은 죄책감에 빠져 사는 딸아이를 위해 하늘나라에서 3일간 휴가를 받아 자식 곁으로 잠시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딸은 엄마를 보지 못한다. 엄마는 살아 있는 딸의 일에 개입하면 안된
넷플릭스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는 명령어이다. ‘세상을 등지고 떠나라’란 의미다. 그래서 영화 속 주인공 가족 클레이와 어맨다 부부, 그리고 이들의 자녀 아치와 로즈 남매는 어느 날 충동적으로 집인 브루클린을 떠나 동부 포인트 컴포트라는 해변 마을로 여행을 온다. 어맨다(줄리아 로버츠)는 비수기를 이용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에어 B&B를 빌렸는데 집이 꽤나 호화로워서 마음에 들어 한다. 그런데 도착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거대한 유조선이 해변 백사장으로 돌진하는데 항법 장치의 오류 때문이다. 집 앞에는 자꾸 사슴이 나타난다. 처음엔 한 마리, 그리고 점점 더 많이, 나중에는 떼 거지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밤중에 원래 이 빌라의 주인공이라고 주장하는 흑인 남자 G.H.스콧(마허샬라 알리)과 그의 딸이 방문을 하고 시내 곳곳이 정전이어서 하룻밤 ‘자기 집’에 머물고 가겠다고 요청한다. 하기야 모든 인터넷이 끊기고 와이파이는 전혀 작동하지 않으며 당연히 내비게이션의 GPS 등도 다 먹통이 된 상태이다. 와이파이가 전혀 터지지 않고 모바일 폰이 구실을 완전히 못하게 되면 현대인들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2007년에 나온 ‘록키 발보아’란 제목의 영화는 다소 말이 안 되는 설정이어서 당시의 평단에서는 애초부터 관심을 못 끌었던 작품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다 늙은’ 실베스터 스탤론이 ‘다 늙은’ 록키 역으로 나와 젊고 탄탄한 몸매의 선수를 상대로 다시 한번 링 위에 올라간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록키 발보아’는 1990년에 나온 ‘록키5’ 이후 17년 만의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다 늙은 영화’인 ‘록키 발보아’는, 물론 흥행은 그다지 잘 안됐지만, 그래도 꽤나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단순한 권투 영화라기 보다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건 상실에 대한 것이었으며 상실감 자체를 극복해 내는 것보다 그걸 어떻게 치유해 내고 무엇보다 그럴 수 있는 사람들과 같이 하느냐에 대한 얘기였기 때문이다. 그건 마치 1977년에 나온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록키1’이 사실은 권투 영화가 아니라 러브 스토리였던 것과 같은 이치이다. ‘록키’ 시리즈는 싸구려인 척 알고 보면 그 내면에 상처와 상실, 사랑, 가족의 연대 같은 주제를 담고 있는 휴먼 드라마였다. ‘록키 시리즈’는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의 시초 격 작품이었으며 실베스터 스탤론은 이것 말고도
너무 많은 얘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에 같거나 비슷한 맥락의 리뷰일 것 같아 차라리 언급을 피해 왔으나 이렇게 된 이상 인기 분석은 하고 넘어가야 할 판이다. ‘서울의 봄’은 왜 인기를 모으고 있는가. 일단 관객 추이는 이렇다. ‘서울의 봄’은 첫 주 관객 수 약 189만 명을 기록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 전산망에 기록된 수치이다. 아직 갈 길은 많이 남았다. 이 영화의 관객 수 손익분기점(BEP)은 460만 명이다. 제작비 232억 원, 본전을 채우려면 아직 좀 남았다. 이 계산은 이런저런 할인 비용을 빼고 티켓당 가격을 평균 만 원으로 계산했을 때이다. 극장과 배급사는 매출액을 5대 5로 배분한다.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 플러스엠(메가박스) 등이 232억 원을 채운 다음 그래도 남는 수익은 배급간와 제작사(하이브미디어코프)가 다시 5대5로 나누게 된다. 그러니 460만 명을 넘겨야 그때부터 수익금 배분을 시작할 수 있다. 따라서 아직 꽤 걸어가야 한다. 통산, 업계에서는 최종 관객 수를 첫 주 관객 수 곱하기 3으로 본다. 경기가 좋을 때의 얘기다. 어쨌든 그런 식이라면 ‘서울의 봄’은 첫 주 190만 정도이니 최종 600만 관객은 내다볼 수 있게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독전 2’는 생각보다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로 직행한 ‘독전 2’는 공개 일주일 만에 세간에서의 평가가 급전직하했으며 이에 따라 인기 순위에는 오르고 있으나 비호감 순위도 아주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독전 2’의 평가는 왜 바닥인가. 그건 아무래도 전편의 인기가 매우 높았으며 그에 따른 기대치가 높았던 것 때문으로 보인다. 요즘의 관객들, 영화 시청층들은 이미 시즌 물에 대한 학습효과가 높은 사람들이다. ‘제이슨 본’ 시리즈는 회를 거듭할수록 심도가 깊어졌다. 주인공 제이슨 본의 감정과 사고, 인간관계에 뭔가가 자꾸 더 생겼다. 그의 행동 동기에 대해 사람들은 점점 더 동화돼 갔다. 그게 2편, 3편, 4편이 나오더라도 사람들이 지루해 하지 않고 계속해서 몰아 보기까지 하게 만든 이유이다. 그에 비해 ‘존 윅’ 시리즈는 철학이 있을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이 택한 전법은 액션의 강도, 그 기술력이다. 존 윅은 회를 더 해 갈수록 가장 화려하고 가장 진보된 액션의 기술을 선보였다. 그렇다면 ‘독전 2’는 ‘독전 1’에 비해서 뭐가 더 나아졌는가.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의 생각은 더 나아진 게 하나도 없다,이다
마돈나 주연의 1997년 영화 ‘에비타’는 뮤지컬 영화였다. 마돈나의 빼어난 가창력으로 ‘돈 크라이 포 미 알젠티나’라는 영화 삽입곡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그 노래 덕에, 아니 노래 탓에 에비타, 곧 에바 페론이라는 여인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오해의 동정심을 지니고 있는 듯 싶다. 본명이 에바 마리아 두테르테였던 에바 페론은 가난한 농부의 딸로 태어났고 나이트 클럽의 댄서 등 힘든 삶을 살아 오다 노동부 장관이었던 후안 페론을 만나 대통령 영부인의 자리까지 올라 온 여인이었다. 그녀의 삶은 꽤나 격정적이었는데 그건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그녀는 33살이라는 아주 이른 나이에 요절했다. 에바 페론은 남편에게 결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만큼 자신만의 정치력을 과시했으며 그만한 인맥도 지니고 있었던 사람이다. 이른바 페론이즘이라고 하는 포퓰리즘 정치의 행태가 후안 페론이 아니고 후안과 에바의 합작품으로 여겨지는 이유이다. 진영 정치, 편 가르기, 빈민과 영세민을 동원한 인기 영합 정책으로 아르헨티나의 초기 민주주의는 엉망이 됐다. 에비타, 에바 페론을 보고 있으면 자꾸 누군가가 연상이 된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을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묘하게도 두 가지 영화를 뒤섞은 듯한 느낌을 준다. 하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이고 또 하나는 마이클 J 폭스 주연의 ‘백 투 더 퓨처’이다. 우주 평행이론과 가족사가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주인공 마히토(산토키 소마)는 현실 경계를 넘어 이(異) 세계를 오간다. ‘인터스텔라’의 매튜 매커너헤이가 우주 공간을 떠돌듯. 마히토는 또 다른 세계에서 어린 시절의 친 엄마를 만난다. 그건 J 폭스가 ‘백 투 더 퓨쳐’에서 그러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마히토의 엄마는 현실 세계에서 이미 죽은 몸이다. 이 영화를 두고 일부 저널들은 (익명의) 대중들로부터 혹평이 잇따르는 양 다소 과장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그 (저널)들은 영화가 불편했다고 덧붙인다. 그런데 그런 비평이 오히려 불편하고 지나쳐 보인다. 이들이 영화가 불편하다고 하는 이유는 영화의 서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지 않아서일 것이다. 물론 이 영화를 두고 재미있다 혹은 재미없다는 식의 취향이 갈리는 것은 이해가 가는 일이다. 그렇다고 대중의 이름을 빌어 영화를 매도하는 것은 다소 지나쳐 보인다. 무엇보다 그 혹평의 근거가 1) 일본 제국주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