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구치소로 돌아갔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줄곧 “윤어게인(YOON AGAIN)”을 외친 지지자들이 제법 있었던 모양이다. 공허하여라. 망상의 연대여~ 새정부가 출범한 후 엉망진창이던 나라가 비로소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안도감이 든 순간이 바로 어젯밤 윤석열의 재구속이었다. 아마도 그는 이제 전용면적 세평 남짓한 공간에서 독거노인이 되어 남은 평생을 보내게 되리라. 여름징역은 곱이다. 자업자득이요 사필귀정이다. 생각해보라. 만인지상의 자리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렸던 자가 비상대권까지 갖겠다고 일으킨 내란! 조선조였다면 사직을 어지럽힌 죄로 삼족을 멸했을 대역죄인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미래는 내란 우두머리와 잔당들을 어떻게 징치하는가에 달려있다. 아직도 대한민국에는 내란범을 두둔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40%에 달한다. 기득권계층과 특정지역, 특정종교에 편중된 이들이 변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앞길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3년동안 30년을 퇴보해 나라가 폐허처럼 거덜났다. 도대체 얼마나 거덜났을까? 윤석열은 취임도 하기 전부터 나라의 기둥뿌리를 뽑아냈다. “청와대에는 죽어도 안들어 간다”며 용산에 들이부은 돈이 얼마나 될까? 국회예산정책처는 2024년 기준
천지개벽! ‘하늘과 땅이 뒤집힐 정도로 엄청난 변화’를 일컷는다. 지난 반년, 대한민국을 보면 이 단어 외에 다른 말을 찾기 어렵다. 윤석열의 친위쿠데타 이후 IMF를 걱정하던 경제는 최근 코스피가 연일 랠리를 거듭하며 11일 2900선을 뚫었다. 전대미문의 1500원을 위협하던 환율은 1370원대로 안정을 되찾았다. 바뀐 것은 대통령 한명이었고 이제 고작 일주일이 지났을 뿐이다. 그럼에도 변화의 폭과 깊이는 크고 깊었다. 오는 15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정상회의에 초청되었다. 앞으로 지긋지긋한 ‘코리아 디스카운터’를 졸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섞인 전망까지 언급되고 있다. 긍정적 변화는 경제지표만이 아니다.나많은 사람들이 뉴스 볼 맛이 난단다. 놀라워라. 비상계엄 후 치솟던 내 혈압도 120/80으로 차분해졌다. 모든 스트레스의 근원은 후진 정치 때문이었던가? 걱정도 생겼다. “전 대통령은 출근을 안해서 탈이더만 새 대통령은 퇴근을 안해서 문제”라나? 대통령 건강까지 걱정하는 사람이 생겼다. 허나 쉽지 않다. 지난 3년 동안 대한민국호는 해도를 잃은채 점괘만 보고 운항을 한 것이나 다를바 없었다. 술취한 선장 쫒아내고 앞을 보니 사방 암초와 빙산 가
아이들이 어릴 때 놀이공원에서 바이킹을 탄 적이 있었다. 이런 종류의 롤러코스터를 타본 사람은 알겠지만 단순한 기구인데도 추락하는 느낌이 주는 공포감은 대단했다. 문제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아직 어릴 때라 보호자 동반으로만 탑승할 수 있었는데 계속 “한번 더”를 외치는 아이들 때문에 세 번 연속 타고나니 나중에는 현기증과 함께 구토가 올라왔다. 짜릿함을 넘어선 공포감을 내 신체가 격렬히 거부했다. 그 이후로 나는 이런 롤러코스터류의 놀이기구를 타지 않는다. 반복되는 공포는 더 이상 내게 놀이가 아니라 고통이었다. 대선레이스로 거리가 시끄럽다. 교차로에서 신호대기를 하는데 붉은 색 옷을 입은 운동원들이 자극적 언어로 상대후보를 비방하고 있다.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갑자기 뱃속에서 신물이 올라왔다. “어? 왜 이러지?” 나는 몰랐다. 그들의 발언에 내 신체가 나도 모르게 발작하는 줄을.. 가만히 추스르며 깨달았다. 작년 12월3일 이후 대한민국 정치는 롤러코스터 그 자체였다. 느닷없는 비상계엄과 군대의 진입, 시민들의 저항과 탄핵정국, 극우세력과 종교집단의 준동, 대통령 구속과 법원난동, 탄핵인용과 윤석열 석방, 그리고 대선과 대법원의 개입, 집권
마치 꿈을 꾼 것 같다. 지난 3년이 아스라하다. 산불 현장에서 사위를 둘러보니 연기만 자욱한데 불타고 남은 폐허만 드러나는 느낌이랄까.. 순간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로 시작되던 구절이 떠올랐다. 작년 11월, ‘더 이상 이대로는 대한민국을 지탱할 수 없다’며 각계각층에서 봇물 터지듯 윤석열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던 때 나온 경희대의 시국선언문이었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 때부터 2년반, 검찰공화국은 파멸이란 낭떠러지를 향해 내달리는 폭주기관차였다.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이 줄을 잇자 대통령은 비상계엄선포로 화답했다. 그로부터 123일 만에 그는 파면되었다. 대통령에 오른지 1,061일, 용산의 천일야화는 막을 내렸다. 과연 대한민국 흑역사는 이제 끝났을까? 매일 거짓이 쌓아올린 성은 높아져 갔다. 장모의 사기, 아내의 조작과 농단, 검찰의 비리와 전횡을 덮기 위해 입벌구(입만 벌리면 구라)가 되었고 국어는 한없이 타락했다. 임기내내 야당과 시민사회를 반국가단체로 낙인찍었으며 야당지도자는 범죄자 취급했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한국정치판의 참담한 전통을 짚어봐야 한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이승만이 4.19로 쫒겨난 이후 박정희는 비참한
비상계엄 선포(쿠데타) 이후 102일이 지났다.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대한민국호가 폭풍우에 갇혔다. 활화산처럼 분출하는 탄핵찬반 군중들의 함성 속에 전국이 용광로처럼 들끓고 있다. 문제는 에너지의 크기가 아니라 방향이다. 내가 믿고 있는 것이 전혀 사실에 부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돌아봄, 스스로 객관화하는 과정이 없다면 자칫 우리 공동체는 그릇된 확신 속에 파괴되고 말 것이다. 과연 대한민국은 무사할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의 친위쿠데타는 이재명 과 민주당을 악마로 규정하는데서 출발했다. 그 악마가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겼으니 부정선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 여겼다. 자칫 악마가 정권을 잡는다면 나라가 망할 것이 뻔하니 군대를 끌여들여서라도 모조리 처단해야 했다. 심각한 문제는 이런 윤석열 대통령의 인식이 그대로 극우세력에게 이식되고 증폭되었다는 점이다. 편향되고 맹목적인 확신은 무섭다. 서부지법이 초토화되었다. 헌재도 바람앞의 등불처럼 위태롭다. 아니, 지금 가장 위태로운 사람은 이재명 대표가 아닐까? 벌써 한차례 칼에 테러를 당한 이재명 대표가 아닌가? 공격깊이를 감안하면 생존자체가 기적이라 할만치 심각한 테러였다. (헌정사상 처음인 야당대표
“이번 사건에서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했니' '지시를 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이다.” 4일 헌법재판소 5차변론에 나온 윤석열의 횡설수설이다. 자신이 계엄을 선포한 것도 맞고 국회에 계엄군을 보낸 것도 맞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내란이 아니란다. 세상에나.. 이것이 정녕 한 나라의 수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입에 담을 말이던가? 발기부전 탓에 뜻을 이루지 못한 강간범이 범하지 못했으니 죄가 없다고 강변하는 꼴이다. 쿠데타를 막으려 슬리퍼바람으로 달려간 국민들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군인들이 부당한 지시는 따르지 않을 것이라 여기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대목에서는 모두 절망했다. 저 광인에겐 헌법이 호수 위 달그림자에 불과했음이다. 하늘에 달은 하나지만 천개의 호수 위에 뜬다. 12월3일 밤으로부터 두달이 지났다. 대한민국은 더 안전해졌는가? 가없는 사람들이 얼어붙은 거리에서 밤을 새웠다. 탄핵이 이어져도 수괴들은 히드라의 머리처럼 새로 돋아났다. 구속된 대통령의 뻔뻔스런 발뺌에 호응하듯 거리는 폭동을 선동하는 광기로 뒤덮였다. 21세기 대한민국에 현대사의 끔찍한 기억
1934년 6월30일, 독일 수상 히틀러는 나치당의 2인자로 자신의 권력을 위협하던 에른스트 룀 일파를 회의를 구실로 바트비제 온천에 초대한다. 별다른 의심없이 온천에 모인 룀과 그 동료들은 히틀러의 친위대에 붙잡혀 즉결처분당했다. 훗날 ‘장검의 밤’으로 명명된 이 날의 친위쿠데타는 500명이 넘는 피의 숙청으로 히틀러에게 절대권력을 안겼다. 서슬퍼런 공포정치에 독일민중은 침묵했다. 친위쿠데타는 합법적 권력자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비합법적 수단을 동원하여 헌정을 중단시키는 행위를 일컫는다. 12.3 비상계엄은 가장 전형적인 친위쿠데타이다. 대통령은 군대를 동원해 국회 무력화를 시도했다. 선관위를 침탈해 선거결과를 조작하려 했다. 이참에 자신을 반대하던 정적은 물론 언론과 사법부, 의료계에 여당 대표까지 ‘일거에 제거’하려 했다. 케이블타이로 묶고 두건을 뒤집어 씌운채 방첩사로 끌고 온 그들을 어떻게 처분했을지는 상상에 맡긴다. 12월3일 그들은 대한민국판 ‘장검의 밤’을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지난 수십년간 쌓아온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량은 군대조차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방벽이 되어 ‘위대한 민주시민의 밤’을 만들어 내었다. 이로써 국난극복이 특기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어언 3년이다. 국토가 전쟁터가 된 우크라이나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전쟁 전 4,300만명이었던 인구는 지금 3,500만에 불과하다. 800만명이 조국을 떠나 난민으로 떠돌거나 희생되었다. 전쟁은 처참하다. 국토는 초토화되고 국민의 삶은 파괴된다. 침략을 당하면 항전 밖에는 선택지가 없다. 그러므로 피할 수 있는 전쟁은 일어나기 전에 피해야 한다. 전쟁론으로 유명한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의 본질을 “정책(정치)의 연장”이라 설명했다. 나토의 동진에 위기감을 가지는 푸틴에 대항해 거꾸로 젤렌스키는 나토에 가입함으로서 보호를 받고자 했던 것이 전쟁을 불렀다. 지혜롭게 위기를 관리해야 할 대통령의 현명하지 못한 선택으로 우크라이나는 영토의 1/5을 빼앗기고 1/5의 국민을 잃었다. 최고지도자의 선택은 이처럼 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좌우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대통령직에 있던 윤석열은 마치 자신이 자유세계의 수호자나 된양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섰다. 2023년 G20에 가서는 3조원대의 거금을 우크라이나에 유무상 제공키로 약속했다. 전쟁중인 나라에 차관공여야 못받을거 뻔하니 그냥 퍼주는거다. 종전이 되면 아마도 재건비용까
흔히 “갈데까지 갔다”고 하지요. 집권 2년반 지지율 17%.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습니다. 지난 7일 속칭 자폭기자회견은 국민들 가슴에 쇠말뚝을 박았습니다. 대통령의 현실인식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이며 이다지도 철면피인지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사과하라니깐 하긴 하겠는데 내가 딱히 잘못한게 뭔지..”라는 식의 기자회견은 내용도 끔찍했지만 태도는 더더욱 목불인견이었습니다. 대통령을 비판하는 여론은 이제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남녀노소, 지역을 구별하지 않습니다. 70%가 넘는 사람들이 ‘대통령의 임기를 중단해야 한다’는데 공감한답니다. 역설적이게도 대통령은 대다수의 국민들을 하나로 묶어 세웠습니다. 어찌해야 합니까? 국민들의 뜻에 따라야 합니다. 마지막 충심으로 고언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람의 말년이 비참하지 않으려면 능히 족함을 알아야 하는 법입니다. 최초의 검찰출신 대통령으로 2년반동안 무소불위의 권세를 누려왔습니다. 현 검찰은 권력을 감시하는 기능보다 대통령의 호위무사로서 ‘대통령구하기’에 팔을 걷어부쳤습니다. 뻔히 드러난 여사님 주가조작을 눈 질끈 감고 덮어버리고 디올백도 파우치로 둔갑시켜 버렸지요. 반면에 야당지도자 죽이기에는 전 검
두 번 다시 이런 꼴 안보게 될 줄 알았다. 2016년, 국민들이 선출한 대통령은 실질적인 국가수반이 아니었다. 국정은 최순실이라는 아무런 자격도 없고는 비선실세가 좌지우지했다. 최씨는 매일 청와대비서관으로부터 대통령보고자료를 받아보고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방향을 전달했다. “최씨가 대통령한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시키는 구조다. 대통령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 최 씨한테 다 물어보고 승인이 나야 가능한 거라고 보면 된다(이성한)”라는 증언에 국민들은 “정치에 무관심한 댓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자의 지배를 받는 것”이란 말을 절감하고 광화문으로 쏟아져나왔다. 촛불혁명의 시작이었다. 역사는 반복된다. 박근혜전대통령에게 최순실이라는 아킬레스건이 있었다면 현 윤석열대통령에게는 김건희여사 라인과 그 핵심으로 명태균이 있었다. 혹자는 정치브로커의 말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하지만 그가 공천개입부터 지금까지 했다고 주장하는 말을 보면 제2의 국정농단이라 불러도 모자람이 없다. 이런 명씨와 영부인이 나눴다는 카톡 내용을 보면 참담할 지경이다. 영부인은 누가봐도 대통령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사람에 대해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를 용서해주세오. 무식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