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1의 박물관 파리 루브르. 매년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900만 명에 달한다. 이는 서울시 인구와 맞먹는 숫자다. 이 많은 사람 중 80%가 외국인 관광객이다. 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그림은 ‘조콩드(Joconde)’다. 조콩드는 ‘모나리자’의 프랑스식 이름이다. 연간 700만 명이 이 그림을 보고 간다니 참으로 놀랍다. 세계인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루브르 박물관은 그 역사가 230년이 넘는다. 장구한 역사가 부럽지만 심각한 노후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 낙후된 기술 장비는 온도 변화에 잘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귀중한 작품들을 위협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루브르 박물관을 개보수할 방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2031년까지 유리 피라미드의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박물관 동쪽에 새로운 대형 문을 만들고 연간 방문객 수를 1,200만 명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현재 피라미드 문은 연간 400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하도록 디자인 돼 굉장히 비좁다. 또한 박물관의 대표 작품인 모나리자가 독립적으로 접근 가능한 ‘특별구역’을 설치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많은 관람객이 몰려들어 주변 지역의 관람 환경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보
살롱이란? 한국에서 ‘살롱’이란 단어는 그다지 좋은 이미지를 풍기지 않는다. 아마도 룸살롱이 연상돼서 그럴 것이다. 그러나 살롱은 음성적 의미보다 양성적 의미가 크다. ‘살롱’의 본래 의미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살롱(Salon)은 프랑스어로 응접실이나 서재처럼 방보다는 넓고 큰 공간을 의미한다. 따라서 폐쇄적 이미지보다 개방적 이미지가 더 많다. 17, 18세기 파리의 부유하고 저명한, 그리고 영향력 있는 여성들은 자택의 응접실이나 서재, 때로는 넓은 안방에서 사회적, 지적 모임인 ‘문학 살롱’을 열었다. 살롱은 예술, 문학, 철학, 음악, 정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하는 사교 모임으로, 전형적인 프랑스 문화 행사였다. 이는 수도 파리와 관련이 깊었고 넓은 인맥을 가진 부유한 여성들이 주최하는 경우가 많았다. 살롱에 모여든 손님들은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었으며, 민주적이고 국제적이며 관용적인 분위기 속에서 토론을 진행했다. 따라서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관점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됐다. 또한 새롭고 때로는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계몽주의적 사고를 확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는 점차 프랑스뿐만 아니라 다른
지난주 9일 워싱턴 국립 대성당에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거행됐다.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조 바이든, 도널드 트럼프 등 굴지의 정치인들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가난한 땅콩 농부이자 인도주의자, 전 해군 중위로 캐나다의 핵 재앙을 막고 미국 최고 권좌에 올랐던 카터는 이제 이 세상을 영원히 등졌다. 타임지는 평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은 ‘미국 최고의 전직 대통령’으로 카터를 평가했다. 국제 분쟁의 핵심 중재자이자 양도할 수 없는 인권의 수호자인 카터는 1978년 이집트와 이스라엘을 화해시킨 캠프 데이비드 평화 협정을 체결했다. 그는 해군에 입대할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모든 것을 뒤로하고 가족의 땅콩 사업을 물려받기로 결심했다. 4남매의 장남이었던 그의 가장 큰 야망은 "농장에 도움이 되고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1976 미국 대통령이라는 큰 왕관을 쓸 운명이었다. 리처드 닉슨의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미국 정치가 소용돌이 칠 때 그는 대통령 선거에 도전했다. 이때 카터는 조지아 주 상원의원을 지냈지만 미국 정계에는 거의 무명이었다. 그런 그가 거물급 정치인 제럴드 포드를 100만
크리스마스는 예수 탄생 300년 후에 만든 기념일 크리스마스는 진정 아기 예수의 탄생일일까? 그 누구도 예수의 정확한 탄생일을 알지 못한다. 성경에는 예수의 탄생일이 정확히 언급되어 있지 않다. 크리스마스가 최초로 기념된 건 서기 336년경 이탈리아 로마에서였다.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가 기독교로 개종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콘스탄티누스는 12월 25일을 예수님의 탄생일로 축하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기독교 교회는 로마의 농신제 사투르날리아, 게르만의 죽은 자의 숭배, 켈트족의 동지 의식을 대체하기 위해 축제 달력을 도입했다. 기독교는 예수를 ‘세상의 빛’으로 여겼기 때문에 동지 및 태양의 부활과 예수의 연관성은 지극히 자연스러워 보였다. 따라서 크리스마스는 빛과 그리스도의 탄생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 단어 자체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켈트어에서 유래한 노이오(새로움)와 헬(태양)의 합성어로 보기도 하고 라틴어 나탈리스(탄생)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렇게 12월 25일은 종교적 의미를 갖게 되었다. 크리스마스가 중요한 자리매김을 한 것은 중세 유럽에서였다. 며칠 동안 축하 행사가 지속되었으며 특별한 미사, 행렬 및 잔치가 벌어졌다.
연말연시. 소외된 사람들이 가장 춥고 외로움을 느끼는 시기이다. 그들이 품위 있고 유쾌한 한때를 보내도록 특별한 손길이 필요하다. 이를 몸소 실천한 인물이 있다. 아르망 마르키제(Armand Marquiset)다. 이 프랑스인은 20세기 사회사의 핵심 인물이다. 그는 사람들의 관대함을 동원해 크리스마스시즌에 노인들이나 취약 계층이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가난한 이들의 작은 형제회(Petits Frères des Pauvres)를 설립했다. 이 ‘작은 형제회’는 크리스마스이브 연대 행사를 조직할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들의 지원을 받아 연중 내내 노인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꾸준한 명성을 쌓아 왔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활발히 진행된 홍보 캠페인은 당시 프랑스의 아파트와 주택, 도시와 시골의 호스피스에 숨어 있는 소리 없는 고통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마르키제는 수도원을 자주 방문하는 신비주의자로 예술을 즐기는 귀족이었다. 이런 그가 소외계층을 위해 헌신할 수 있었던 건 할머니의 영향이 컸다. 남작 부인이었던 그의 할머니는 1차 세계대전에서 남편과 외아들을 잃었다. 동병상린 때문이었을까. 그녀는 전쟁에서 아들을 잃고 무일푼이 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상징적인 실루엣을 되찾았다. 2019년 4월 15일, 성당 건물은 끔찍한 화재로 폐허가 됐다. 눈물을 흘리는 파리 시민들과 전 세계의 카메라가 지켜보는 가운데, 첨탑이 무너져 천 년 된 지붕 구조의 일부가 사라졌다. 프랑스는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러나 수년간의 작업 끝에 노트르담의 지붕과 첨탑은 예전과 똑같이 재건됐다. 기부금으로만 자금을 조달한 이 ‘세기의 프로젝트’에는 약 7억 유로(한화 약 1조 562억 원)의 비용이 들었다. 또한 250개의 업체와 2,000명의 전문가가 동원됐다. 지난 토요일 노트르담에서는 재개관 기념식이 있었다. 예배와 역사의 장소로 노트르담은 부활된 것이다. 그리스도의 성유물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이 건물은 영적, 유산적 역할도 되찾았다. 내부는 미니멀한 전례 가구와 새로운 조명으로 레이아웃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화재 당시 손상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복원되고, 17세기부터 제단에 걸려있던 그리스도 성화도 다시 돌아왔다. 노트르담의 재개관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행사로, 정신적, 문화적 쇄신을 상징한다. 65세의 한 신자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신앙, 종교, 유산, 파리의 역사’를
“어느 일요일 밤, 한 청년이 길모퉁이에 있는 모베르 이자보 빵집에서 빵 한 덩어리를 훔치다 붙잡힌다. 그 일로 5년간 갤리선에서 노역하는 형벌을 받는다. 형무소에 갇힌 그는 탈옥을 여러 차례 시도하다 결국 19년의 형을 살아야 한다. 빵 한 조각에 청춘을 날린 그 남자는 장 발장(Jean Valjean). 마흔 살에 형무소를 나온 발장은 수도사들이 연 학교에 들어가 읽고 쓰고 셈하는 법을 배우며 영리해지는 길만이 증오심을 기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팡틴은 몽트뢰유 쉬르 메르(Montreuil-sur-Mer)에 도착한다. 공장주인 마들렌 아저씨의 육체는 꼭 발장을 닮았다. 그는 오른쪽 다리를 끈다. 5년 전 이곳에 온 마들렌은 기발한 아이디어 제품을 생산해 큰돈을 벌고 시장이 된다. 이 도시는 마들렌 덕에 눈에 띄게 번영한다. 자베르 형사는 시장을 꺼림칙하게 생각하고 계속 감시한다. 마들렌은 그를 될 수 있는 한 피해야 한다. 자베르! 그는 법만을 오로지 믿는 인간 군으로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다. 공무원은 부정을 저지를 수 없고 범죄자는 재기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는 괴상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불후의 명작 ‘레미제라블’ 1막의 간략한 줄거리다. 이
요즘 우리 사회는 희망적인 일보다 비관적인 일이 가득하다. 주식폭락, 정치부패, 지방소멸, 학교폭력, 고독사 등등. 사회가 방향을 잃은 듯하다. 부모 자식 지간도 마찬가지다. 단적인 예로 노인들이 자신의 전 재산을 자식에게 한 푼도 주지 않고 전부 쓰고 가겠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가 난무하다. 자식에게 더 이상 기댈게 없다는 비관론이다. 이런 삭막한 분위기와는 달리 프랑스에서는 전 재산을 지역 사회에 기증하고 떠나는 노인들이 많다. 올 초 프랑스 남부에 있는 바르(Var) 지역에서 95세의 한 노인이 세상을 뜨면서 지역 당국에 250만 유로(한화 약 40억 원)를 유증하고 돌아가셨다. 마르슬렝 아르튀르 샤익이라는 이 남성은 자신의 유산으로 노인들을 위한 데이케어 센터를 설립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시 의회는 고인의 유언과 유산을 만장일치로 받아들였다. 약 3,000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이 지역의 단체장인 카미유 부주(Camille Bouge)는 이 금액이 “앞으로 몇 년 동안 놀라운 투자 및 운영 능력”을 키워갈 것이라며 흐뭇해했다. 부주 시장은 “약 100평방미터의 새 부지를 찾아 노인들이 함께할 수 있는 친절하고, 따뜻하고, 친근한 공간을 만들고 세 명의 직
학생들의 건강과 기후변화,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안으로 붉은 고기의 소비를 줄이자는 논쟁이 시작됐다. 프랑스 국립농업식품환경연구소(INRAE)는 그간 학교 식당에서 제공되는 식단의 지속가능성을 연구해 왔다. 지난 2022년 3월 유럽 영양학 저널에 발표된 결과를 보면, 학교 급식에서 일주일에 세 번의 점심은 채식을 제공하고 나머지 두 번은 생선과 흰 살코기(돼지고기와 가금류)를 제공하는 것이 ‘좋은 영양과 환경 존중을 조화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 연구소는 또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학교 식단에서 붉은 고기를 없애고 흰 살코기와 생선, 혹은 채소 식단의 수를 늘릴 것을 권장한다. 붉은 고기를 흰 살코기나 생선으로 대체하면 탄소 발자국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반추동물의 사육은 온실가스 배출, 물과 토지의 집중적인 사용, 생물 다양성 손실과 같은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한다. 붉은 육류와 우유 생산은 전 세계 농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5%를 차지한다. 소는 메탄을 내뿜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비료를 뿌린 형질전환 콩을 먹는다. 그리고 1kg의 근육을 생산하기 위해 15m3의 물을 삼켜야 한다. 축산업은 아마존 삼림
푸른 행성인 지구의 기후는 자연의 영향을 받는다. 태양 주위의 공전 궤도, 태양 활동의 변화, 대기의 움직임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의 주원인을 인간의 활동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2020 리빙플래닛’ 보고서 역시 생태계 파괴의 주요 원인을 인간의 활동이라고 확인한 바 있다. 1970년부터 2016년 사이에 어류, 조류,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 등 척추동물의 개체 수가 68%나 감소했다. 이는 세계자연기금(WWF)이 2년마다 지구의 건강과 인간 활동의 영향에 대해 수행하고 있는 과학적 분석인 ‘살아있는 지구’ 보고서에 실린 것이다. 현재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20세기 초에 비해 약 40% 더 높아졌다. 이러한 증가는 산업 시대가 시작되고 화석 연료가 대량으로 소비된 시기와 일치한다. 산업 부분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9%를 차지한다. 제철부터 시멘트 생산, 식품 가공, 제지, 담배, 폐수 처리까지 모든 활동이 여기에 포함된다. 에너지 부문의 배출량은 약 10%를 차지한다. 산업과 건설에 소비되는 전기와 열의 생산은 온실가스의 큰 배출원이다. 농업 분야 역시 메탄과 아산화질소라는 두 가지 온실가스를 배출함으로써 기온 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