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중 졸음운전 치사율이 음주운전보다 높고, 운전자의 5분의 1 이상이 최근 6개월 이내에 졸음운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생계를 위해 매일 운전하는 노동자들의 사고 위험이 평균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경각심 고취 등 방심 운전 차단책이 시급하다. 음주운전 재범률이 40%대에 고착화하는 고질적 현상에 대한 개선책도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교통안전 문화에 대한 일대 각성이 요구된다. 5월은 교통사고가 가장 많은 달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5월에 발생한 교통사고 사상자는 평균 973명으로 1~4월 평균 대비 15%가량 많은 수준이다. 5월 교통사고는 오후 4~6시 발생이 전체의 15%를 차지해 이 시간대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선별로는 경부선이 20%로 발생 비중이 가장 높았고, 수도권 제1순환선이 12%로 그 뒤를 이었다. 운전 빈도와 졸음운전 경험률은 정비례한다. AXA손해보험이 실시한 ‘2025 운전자 교통안전 의식 조사’의 응답자 중 21.6%가 최근 6개월 내 졸음운전을 경험했다고 답해 도로 위의 주요 위험 요인임을 입증했다. 거의 매일 운전하는 집단은 28.9%, 주 4~5회 운
2025년 개정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에는 ‘게재자’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게재자’란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정보통신망에 직접 제작하거나 선별한 정보를 게재해 유통하는 자를 말한다(제2조 제1항 제3호의 3). 게재자 중 사실이나 의견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 이면서 정보 게재 수, 구독자 수, 조회 수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자는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를 알면서도 게재한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가중해 손해배상을 할 책임을 부담하게 될 수 있다(제44조의10 제3항). 방통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어느 정도 구체화했다. 방통위는 지난 8일 정보통신망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보고하면서, 위에서 말하는 게재자의 범위를 “구독자 10만 명” 또는 “직전 3개월간 월별 합산 조회수 평균 10만 이상”으로 정했다고 알려졌다. 그렇다. 이 법의 타겟은 구독자 10만 이상의 유튜버나 3개월 안에 조회수 30만 이상을 찍은 콘텐츠다.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가중배상의 위험이 있다. 손해의 규모가 증명되지 않을 경우의 손해액은 5000만 원으로 판단될 수 있으니(제44
절묘하다. 오일에서 팔일이니까, 사흘 간격인가. 아이가 어른이 되기까지의 간격을 달력은 세 칸으로 표시했다. 돌이켜보면, 서른 해를 두 번 살아야 얻을 수 있는 사흘이 아닌가. 장난감이 카네이션이 되고, 알림장이 퇴직서가 되고, 올려다보던 눈빛이 내려다보는 눈길이 되기까지. 오일에서 팔일까지의 사흘, 나와 당신은 어디쯤 자리하고 있을까. 어버이날이라는 팔일 근처 어디쯤일까. 그리 생각하며 달력을 보면 자신이 없다. 왜 하필 팔일이 어버이날일까. 팔이라는 숫자는 사람(8)을 닮았고 우주(∞)를 닮았다. 하지만 숫자만큼 온전치 못한 나는 달력 속의 팔일처럼 반듯하지 못하다. 동그라미 두 개로 간신히 버티는 눈사람 같달까. 서 있기 급급한 눈사람에게 무한의 우주가 스밀 여유가 있겠는가. 무한이란 실로 아득하여서, 끝내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눈사람의 숨결에 비로소 깃드는 것을. 딸 하나에 아들 셋, 여섯 식구가 한국을 찾았다. 캐나다에서 여행 온 그들은 버킷리스트를 지워가며 여행 중이다. 한국은 딸아이가 고른 열아홉 번째 나라다. 그들이 여행을 떠나게 된 건 망막색소변성증 때문이다. 치료법이 없어서 네 아이 중 셋이 앞을 못 볼 처지다. 그런데도 여섯 가족은 숫자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2026년 5월 1일 아침, 엘리베이터는 여느 날과 달리 위아래층을 오가느라 바쁘지 않고 1층에 멈추어 있었다. '근로자의 날'이 '노동절'로 이름을 바꾸고 공무원과 학생까지 함께 쉬는 법정 공휴일이 된 첫해다. 출근 준비로 분주해야 할 아침 시간이 느긋함과 여유로 채워졌다. 직종과 관계없이 5월 1일이면 일하는 사람 누구나 멈추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다. 하지만 침대에 누워 이 고요함과 아늑함을 즐기는 동안 창밖 오토바이 소리는 평소보다 빈번하고 날카롭다. 명칭 변경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 '근로'가 사용자 중심적인 시선에서 타율적인 근면함을 강조한다면, '노동'은 일하는 사람이 주체라는 사실을 명시한다. 또한 노동절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한 것은 우리 사회가 노동의 가치를 대우하는 기준이 높아졌음을 뜻한다. 60여 년간 지속된 명칭 논쟁을 끝내고 휴식권이 보편화된 것은 분명한 진전이다. 그러나 이 보편적 권리는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오지 않았다. 노동절이 전 국민의 휴일이 되자 집에서 쉬는 인구가 늘었고, 역설적으로 배달 수요는 증가했다. 누군가 휴식을 즐기며 배달 앱을 켜는 순간, 배달 노동자들에게 노동절은 존엄을 찾는 날이 아니
최근 레바논 남부의 한 마을에서 이스라엘 군인이 예수상을 망치로 훼손하는 사진이 전 세계로 확산됐다. 이스라엘 군과 네타냐후 총리는 서방 기독교권의 여론 악화를 의식해 즉각 병사를 규탄하며 진화에 나섰다.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되는 동안 더디게 반응하던 국제사회는, 성상의 파괴 앞에서 즉각적으로 감정을 드러냈다. 인간의 죽음보다 상징의 훼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 아이러니는, 오늘의 전쟁이 드러내는 불편한 자화상이다. 우리에게 레바논은 흔히 '중동의 화약고' 혹은 이슬람 무장 단체의 근거지라는 굴절된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그러나 편견의 안경을 벗고 바라본 레바논은 인류 교역 문명의 위대한 발원지이자 원조 '글로벌 노마드'들의 땅이다. 3000년 전 고대 해상 무역을 제패했던 페니키아인들은 이곳에서 지중해를 누비며 세계를 하나로 연결했다. 그들은 기존 셈족 문자를 22개 자음으로 간결하게 체계화해 지중해 전역에 전파했고, 이것이 오늘날 알파벳의 기원이 됐다. 레바논의 항구도시 비블로스(Byblos)는 이집트산 파피루스의 중계 집산지로 번성했는데, 그리스인들이 이곳을 통해 들여온 파피루스 두루마리를 'byblos'라 부르면서 훗날 성경을 뜻하는 '바이블(Bi
‘교육 주도 성장’은 시대적 요구다. 교육은 이재명 정부가 온 힘을 다해 추진하는 국가균형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다. ‘교육 주도 성장’은 창의적인 발상이다. 제주 표선면의 IB(국제바칼로레아) 학교가 몰고 온 지역발전은 교육감이 주도하는 ‘교육 주도 성장’의 본보기다. 하지만 대다수 지역의 현실은 아니다. 교육 정상화에 이은 ‘교육 주도 성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교육 개혁에도 과감한 실행력을 발휘한다면 한국 교육은 달라질 수 있는데 문제는 순서와 방법이다. 무엇보다 교육 개혁의 첫걸음은 교육감 선거제도 개편이다. 교육감은 ‘교육 대통령’이라 불릴 만큼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교육감은 인사권, 예산권, 교육 규칙·정책 수립권 등 한국 교육을 근본부터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교육감이 어떤 교육 정책을 펴는가에 따라 유·초중등 교육의 골간이 달라진다. 과제가 적잖다. 2006년 도입된 교육감 직선제는 낮은 투표율과 ‘깜깜이 선거’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교육감 선거가 ‘깜깜이 선거’가 된 것은 정당 추천 배제로 인한 묻지마 투표, 후보자들의 낮은 인지도, 비슷한 정책, 유권자들의 교육에 대한 무관심이 복합된 탓이다. 이 결과 교육감 선거에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2026년 5월 6일, 종합주가지수가 드디어 7000포인트를 돌파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꿈의 숫자' 혹은 '불가능한 낙관'으로만 치부되던 이 수치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며 이른바 ‘코스피 7000 시대’를 개막한 것은 단순한 지수의 상승을 넘어,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과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실질적 해소를 의미하는 기념비적 사건이다. 그러나 화려한 전광판의 숫자 뒤편에는 고유가와 고금리의 파고 속에서 시름하는 민생경제의 그늘이 짙게 깔려 있다. 지금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라, 증시의 풍요가 어떻게 서민의 식탁으로 흘러갈지를 고민해야 할 엄중한 시점이다. 이번 코스피 7000 달성의 일차적 동력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강력하게 추진해 온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정부는 '억강부약(抑强扶弱)'의 정신을 금융 시장에 투영하여, 지배주주의 사익 편취를 막고 소액주주의 권리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특히 상법 개정을 통한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와 물적 분할 시 주주 보호 의무화는 그간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고질적인 지배구조 문제를 정
새 아파트 입주 후 가장 빈번하게 발견되는 하자 중 하나가 바로 ‘타일 뒤채움 부족’입니다. 욕실이나 현관, 발코니 벽과 바닥에 시공된 타일이 들뜨거나 균열, 파손되는 문제로 이어져 입주자와 시공사 간의 단골 분쟁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타일 뒤채움’이란, 타일을 벽이나 바닥에 붙일 때 타일 뒷면과 부착면 사이의 공간을 시멘트 모르타르로 채우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국내에서는 주로 ‘떠붙임 공법(일명 떠발이)’이 사용되는데, 이는 타일 뒷면에 모르타르를 얹어 눌러 붙이는 방식입니다. 이때 타일 뒷면 전체에 모르타르를 고르게 채우지 않아 빈 공간이 발생하는 것이 바로 ‘뒤채움 부족’ 하자입니다. 공사 계약에 포함되는 시방서에는 통상 “모르타르를 빈틈이 생기지 않게 채워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어, 원칙적으로는 100% 뒤채움 시공이 요구됩니다. 뒤채움이 부족하면 외부 충격에 타일이 쉽게 깨지거나, 공극(빈 공간)에 습기가 차고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타일이 들뜨거나 떨어져 나가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구분소유자들은 시방서 등 계약 내용에 따라 100% 뒤채움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 자체를 ‘계약 위반’이자 ‘하자’라고 주장합니다. 당장 타일이 탈락하는 등의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