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이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추억이 있다. 반면에 생각만 해도 수치스러워 기억 속에서 모조리 지우고 싶은 추억도 있는 법이다. 그래서 혹자는 ‘추억도 추억 나름’이라고 하지 않았든가. 그중 하나가 추억은 항상 아름답고 좋은 기억만 간직하기를 원하는 징후(sign)가 있다. 그것이 곧 무드셀라 증후군(Methuselah Syndrome)이다. 무드셀라 증후군은 과거의 일을 회상할 때, 나쁜 기억은 빨리 지우고 좋은 기억만 남기고 싶은 증상을 말한다. 사람들은 수치스럽거나 가슴 아픈 기억은 모두 빼버리고 아름다운 추억만 간직하려 한다. 현실이 힘들고 고달플수록 과거로의 회귀본능을 보이며, 행복했던 지난날의 자기 모습을 되찾고 아픈 현실을 조금이라고 잊으려고 한다. 아름답고 평안한 행복을 현재보다는 과거의 추억 속에서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딱히 과거가 현재보다 더 나은 것이 없어도 의도적으로라도 지나간 삶은 아주 행복했다고 여긴다. 그것은 분명 착각인데도 말이다. 이러한 무드셀라 증후군과는 달리 순교자 증후군(Martyr Syndrome)은 과거의 기억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나쁜 감정만 떠올리는 징후를 말한다. 1960~7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는 예로부터 학문과 덕망이 있는 지도자를 ‘선비’라고 말하였다. 선비는 교양, 인품, 지조 등을 갖추며 도덕적 실천을 중요시하였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이러한 ‘선비사상‘이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 선비들은 과거시험에 합격하여 관직에 나가서 자신의 이념과 도학을 실천하며 일생을 살았다. 그러나 세상이 어수선고 혼란스러울 때, 또는 자신의 뜻을 펼 수가 없다고 여길 때 선비들은 고향에 내려가 학문에 전념하면서 향촌사회의 풍속을 진작하며 제자를 양성하곤 했다. 이처럼 높은 학문을 하였지만 벼슬에 나아가지 않고 자신의 뜻을 지키며 떳떳하게 살았던 선비를 ’처사(處士)’라고 불렀다. 처사의 예로 꼽을 수 있는 이는 남명 조식(曺植) 선생이다. 남명은 16세기 지리산 근처 덕산에서 산천재(山天齋)를 짓고 학문하며 숱한 제자를 양성했다. 퇴계 이황(李滉)과 동갑이었던 그는 “경상좌도에는 퇴계요, 경상우도에는 남명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둘은 쌍벽을 이루었다. 남명은 60세가 되었을 때 김해를 떠나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는 마을인 덕산으로 옮겨 왔다. 그곳 산천재에서 남명은 학문과 제자 양성에 전념하면서 국가의 안위(安危)와 고통스런 백성의
어깨는 팔을 움직이거나 물건을 들어 올릴 때 등 우리의 일상에서 가깝게 사용하게 되는 부위 중 하나이다. 심지어는 아침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킬 때, 기지개를 켜거나 옷을 꺼내 입을 때도 사용하기 때문에, 만약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불편하거나 통증을 느끼게 된다면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만약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거나 팔을 돌릴 때 통증이 느껴지고, 본인이 팔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을 가지고 있거나 어깨를 사용하는 운동선수인 경우는 특히 주의가 필요한 증후군이 있다. 바로 어깨충돌증후군이다. 어깨충돌증후군이란 어깨의 지붕 역할을 하는 어깨 위쪽의 견봉, 즉 어깨뼈와 어깨를 움직일 때 쓰는 뼈와 뼈 사이의 힘줄인 회전근개가 잘못된 자세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간격이 좁아져 서로 부딪치면서 염증 및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어깨뼈는 사람마다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어서 선천적으로 돌출되거나 휘어진 형태를 가졌다면, 일반적으로 반듯한 어깨를 가진 사람보다 어깨충돌증후군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하지만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잘못된 자세로 인해 어깨가 안으로 말리는 라운드 숄더를 꼽을 수 있다. 어깨가 안으로 말려있는 자세는 어깨뼈와 팔 사이의…
경기도에 등록된 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50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도는 전기차 충전기 확대 설치 등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충전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친환경차 확대는 지구촌의 치명적인 기후 위기를 막아내기 위한 최일선 대책이다. 온 국민이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 충분한 기반 시설 제공에 한 점 차질도 없어야 한다. 신속하고 충분한 충전시설 확대 정책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경기도의 집계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도내 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는 전국의 25.1%인 652만598대에 이른다. 이 가운데 친환경차는 7.9%인 51만 8505대다. 전기차 11만 4117대, 수소차 7050대, 하이브리드차 39만 6887대가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47.0%)와 하이브리드차(29.7%)의 증가율이 2022년에 비해 두드러졌다.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경기도는 올해 도비 20억 원을 투입, 공공시설과 공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 기반시설 110기를 설치한다. 이를 위해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전기차 공용 급속 충전시설 사전 신청을 받았고, 현지 실사를 통해 적정 장소를 선정할 방침이다.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지
유인촌 장관님. 저는 영화평론가 오동진이라고 합니다. 프리랜서 라이터입니다. 프리랜서 생활을 한 지는 20년쯤 됩니다. 생면부지(라고 생각됨)에도 불구하고 장관께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이것 때문입니다. 원고료 좀 올려 주십시오. 원고료가 너무 낮아 프리랜서들의 생계를 이어 가기가 너무 힘든 지경입니다. 프리랜서 원고료 만이 아닙니다. 대학 강사들의 강의료도 좀 올려 주십시오. 여기도 굉장히 열악한 조건으로 일하고 있는 분야 중 한 곳입니다. 한국의 지식인 사회는 값이 너무 쌉니다. 지식의 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돼 있습니다. 프리랜서들이 받는 원고료는 제가 이 일을 시작한 2000년대 초반부터 200자 원고지 장당 8000원~1만 원 수준에서 요지부동, 고착화 된지 오랩니다. 원고 청탁은 대체로 원고지 10장, A4 용지로 한 장 반, 자수로는 2000자를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10만원을 받을 때 3.3% 심지어는 8.8%까지 세금을 원천 징수 합니다. 결국 9만 원 남짓을 받는다는 얘깁니다. 한달에 원고지 300장, A4 17장, 글자 수로 6만 자 정도를 써야 300만원을 벌까 말까 합니다. 도시 노동자로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 가는 사람이라
과거 퇴직금제도는 법에 따라 회사가 근로자의 근속연수만큼의 퇴직금을 쌓아두고 퇴직하는 때에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법적으로1년 근속에 대하여 한 달 급여만큼의 퇴직금이 적립되며, 예전에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강했기 때문에 근속연수가 10년 20년 장기인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근속연수가 길면 길수록 퇴직금의 금액도 커지게 되고 이렇게 쌓인 목돈으로 ‘치킨 집’으로 대명사화 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경우도 참 많았다. 하지만 그 시절의 퇴직금은 퇴직전까지 회사가 운용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의 상황이 나빠지면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고, 특히 IMF 구제 금융 시절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는 과정에서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 이후 이를 보안하고자 2005년부터 도입된 것이 퇴직연금제도다. 퇴직연금제도란 회사가 근로자에 지급해야 할 퇴직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하고 운용을 맡겨두는 것을 말한다. 이미 회사를 떠난 돈이기 때문에 회사의 상황이 나빠져도 금융기관에 있는 근로자들의 퇴직금은 안전하게 보호되는 것이 그 골자이다. 우리가 회사를 다니면 회사는 우리의 퇴직금을 금융기관에 맡기게 되는데 이 퇴직금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반발이 격화하면서 사상 초유의 의료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필수 의료 분야의 고질적 의사 부족 현상 개선을 위한 방편으로 추진되는 의대 증원을 놓고 빚어진 정부와 의사단체의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가 이처럼 악화한 것은 일단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이 가장 크다. 하지만 정부 측만 나무라기에는 전문가집단인 의사단체들의 요령부득 탓도 적지 않다는 게 민심의 요체다. 소위 ‘빅5’로 불리는 서울 시내 주요 상급종합병원 5곳(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의 전공의(5곳 병원 전체 의사 인력의 39%)들이 집단 사직 움직임을 보이면서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의대 정원을 늘려서 필수 의료 위기를 해소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은 정부나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사 집단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양상이다. 논쟁에 끼어들 여지가 없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만 발을 동동 구르는 형국이다. 미개했던 아프리카에 처음 병원을 세우고 평생 봉사활동을 한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를 기억하는 국민은 작금의 사태를 바라보며 만감이 교차한다. 국민 여론도 의사들에게 불리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성인남
어둠이 내려 만물의 수고로움을 위로하는 저녁시간 산길을 걷고 싶어 아파트 뒷문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횡단보도 앞에서 어린 소녀를 만났다. 그 어린이는 내게 대뜸 “몇 살이세요?” 하고 물었다. 잠시 생각하다 “70살이야” 하니까 어린이가 “나는 여섯 살이에요” 하면서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내가 열 배도 넘게 더 먹었구나” 하고 있는데, 어린이 어머니가 와 소녀에게 뭐 하고 있느냐고 물어 나는 서둘러 내 길을 걸었다. 어린이가 쉽게 내게 말을 걸어와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홀로움’ 속에서 그리움과의 이별을 못해 바보 같은 노객(老客)이라고 스스로를 구박하고 사는 내게 말을 걸어오다니. 그런데 하필이면 왜 나이를 물어온 것일까. 온통 흰머리도 아니고 아직 바르게 걸을 만한데- 순간이었다. ‘당신 삶의 세월을 잊지 마라. 나이에 걸맞는 삶을 살아라. 앞으로 남은 삶을 낭비하지 말고 나이 값 하며 신이 준 운명의 길을 불만 없이 걸어가라'는 뜻 아닌가 싶었다. 한 생명으로서 때를 안다는 것처럼 중요한 것이 없다. 공부도 때가 있다. 일할 때가 있고 놀 때가 있다. 연애도 때가 있다. 외칠 때가 있고 침묵할 때가 있다. 기회는 꾸준히 주어지는 것 아니다.
말 속에 뼈가 있다는 언중유골의 골(骨 뼈)은 비유의 재료다. ‘가시 돋친 말’ 따위의 여러 쓰임새가 있다. 그런데 어떤 형태로건 ‘언중유골’은 그 소리만으로 뜻을 펼 수 없다. ‘말(言) 가운데(中) 있는(有) 뼈’라는, 말의 바탕을 지탱하는 의미의 문자를 새삼스럽게 보자는 것이다. 한글은 소리내기 또는 소리를 기록하기에 적당하다. 한글로 표기되는 한자(어)는 의미를 담거나 빚어내기에 적당하다. 이 두 장점의 합(合), 한국어가 우수한 언어인 까닭이다. 물론 한자어는 ‘오픈’이나 ‘뉘앙스’ 같은 외국어 바탕 외래어(外來語)와 어법상 성격이 같은, 한국어의 중요한 (구성)요소다. 수교(修交) 외교(外交) 국교(國交) 등도 다 그렇다. 우리나라가 쿠바와 국교를 맺었다, 즉 한국과 쿠바가 수교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외교관계를 가지게 된 것이다. 언론의 주목은 당연하다. ‘국교’(외교관계)를 맺는(修) 것이 ‘수교’다. 여기서, ‘수교를 맺었다.’는 말은 기자나 외교부 등 언어생산자 또는 전문가 집단이 쓰기에 적절하지 않다. ‘수교했다’라야 한다. 외교부도 초롱초롱한 말로 발표해야 하고, 보도하는 언론도 또록또록한 개념으로 전해야 한다. 기껏 ‘말 정도’ 가지고…
“한국정치의 최대 걸림돌은 언론입니다. 언론이 바뀌면 한국 민주주의가 50년 앞서 나갈 것입니다.” 유학에서 돌아와 강단에 선 필자가 자주 하던 말이다. 그 언젠가부터 기성언론이 앞장서 ‘운동권 기득권’을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기득권은 어떠한가.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난공불락 아니던가.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대변해 줄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기도 하고, 그 대통령이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 은근 슬쩍 여론 편에 다가와 탄핵에 앞장서기도 한다. 그야말로 양면의 얼굴 야누스다. 4.10 총선도 그들이 좌지우지 할듯하다. 그들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한동훈의 말을 대서특필하기에 급급하다. 한 위원장은 운동권 대 전문가 프레임으로 총선의 포문을 열었다. 임종석 대 윤희숙, 정청래 대 김경률... 하지만 그의 말은 틀렸다. 이들 중 누가 더 정치 전문가인가? 임종석, 정청래 등은 필시 운동권 출신이다. 하지만 그들은 일찍 정치권에 들어가 정치를 경험한 정치 전문가다. 반면에 윤희숙, 김경률은 정치권에 발을 디딘지 얼마 안 되는 정치 초년생이다. 그런데 진위를 따져보지 않고 한 위원장의 말을 표제어로 덜컥 뽑는 저의는 무엇인가. 총선 정국을 정책선거가 아닌 빈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