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비롯해 주요 사건 수사팀에서 격무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경찰관에게 순직이 인정됐다. 10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인사혁신처는 2019년 12월 19일 수원시의 한 모텔에서 숨진 당시 광역수사대 소속 박일남(당시 44세) 경위에 대해 최근 공무상 사망으로 순직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고 박 경위는 경감으로 1계급이 추서되고 유해도 유족 동의에 따라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전망이다. 유족에게는 경찰관 일반 사망 시 단체보험 등에 따라 주어지는 1억여 원 외에 순직 특약과 유족보상금 등으로 3억여 원이 더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경위는 2018년 5월에는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력 사건을 맡아 수사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웹하드 카르텔'과 엽기행각으로 알려진 양진호 당시 위디스크 회장 사건을 수사해 왔다. 양 회장을 검찰에 송치한 지 3개월. 그는 또다시 경찰의 부실 수사로 윤성여(54)씨가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이른바 이춘재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에 투입되면서 몇 년 동안 거의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이후 2019년 12월 19일 박 경위는 수원시의 한 모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딸이 편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딸아 , 좋은데 가서 잘 살아라." 31년 전 딸을 잃은 아버지가 기억마저 희미해진 딸을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며 남긴 한 마디다. 김영복(69)씨와 아들은 7일 화성시 병점근린공원을 찾았다. 이날 딸의 넋을 달래기 위해서다. 특히 오빠는 비통한 모습으로 현장에 들어섰다. 김씨의 딸은 연쇄살인사건 피의자 이춘재에 의해 숨졌고, 이곳에서 딸의 유류품이 발견됐다. 이날 위령제에는 김씨 등 유가족을 비롯해 나원오 형사과장과 이정현 중요사건 미제수사팀장, 피해자보호 전담직원 등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관계자 5명도 참석했다. 김씨는 헌화를 마치고 힘없이 의자에 주저앉았다. 유가족은 “30년이나 지난 딸이라 뚜렷이 기억나진 않는다. 그냥 딸이 편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입을 열었다. 딸과 좋은 기억보다는 안 좋은 기억, 혼낸 기억만 난다는 김영복씨는 “딸이 너무 어릴 때 죽어서 해준 것도 없고 불쌍하다”며 “당시 9살이던 딸이 민방위훈련을 따라오겠다고 떼쓰는 것을 못따라 가게 하려고 혼냈다. 이런 기억만 난다”고 울먹였다. 유가족들은 지금까지 과거 경찰에게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씨 가족은 “사과는커녕 얼굴도 한 번 못
경찰과 법원이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에서 책임을 통감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당시 수사를 지휘하며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물의를 일으켰던 검찰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으며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용의자에 대한 자백 강요 등 경찰관 직무상 위법행위와 인권침해적인 수사가 확인됐다"며 "당시 이춘재를 수사대상자로 선정해 수사했음에도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하고, 많은 희생자가 나오게 된 것은 경찰의 큰 잘못으로 깊이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경찰은 초등생 J양 살해사건에서 당시 형사계장 등 2명의 시체은닉 혐의와 용의자에 대한 자백 강요 등 인권침해적인 요소에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했다. 법원 또한 8차 사건에서 무고한 시민을 살인범으로 몰아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점에 대해 사죄했다. 김병찬 전 수원지법 형사12부 부장판사는 지난 2월 6일 윤모(53·8차 사건 검거당시 22)씨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였다. 김 전 부장판사는 "윤씨는 억울하게 잘못된 재판을 받아 장기간 구금됐다"면서 "법원의 판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죄송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수사 및 재판 과